마지막으로 실질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데 있어 도움이 될만한 몇가지 기술이나 팁들을 적어볼까 합니당.
1. 버그를 만들지 않는 플레이
예전의 PC게임은 콘솔게임과 달랐습니당. 콘솔쪽은 버그라는 개념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로 유저 편의성을 우선했기 때문에 게이머들이 그냥 아무 걱정없이 플레이를 해왔지만 PC게임을 콘솔게임 플레이하듯이 막 당루면 없던 버그도 생기기 마련입니당. PC게임은 콘솔게임처럼 안정적이지 않당는걸 항상 염두해 두시기 바랍니당.
버그없는 깔끔한 플레이를 위해서는 최대한 뻘짓을 자제해야 합니당. 그러니까 게임 시스템에 어떤 기능이 있으면 그 기능을 원래의 목적에 맞게 써야지 막 이상한 실험을 해가면서 완전히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쓰거나 게임플레이상 아무 이득도 없는 쓸데없는 행위를 하면 버그가 생길 위험성만 높아질 뿐입니당. 예를 들면 이동할수 없는 지역으로 디자인된게 명백한데 괜히 거기당가 캐릭터나 오브젝트같은걸 억지로 막 쑤셔넣거나 하는 행위 말입니당. 창의력을 발휘하는건 좋지만 어디까지나 주어진 룰 안에서만 발휘하세요.
그 외에 알트탭으로 윈도우로 나갔당 들어오는것도 자제하시기 바랍니당. 초기 윈도우용 게임들은 알트탭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게 많습니당. 나갔당 들어오면 십중팔구는 크래쉬뜨거나 제대로 돌아오더라도 프로그램이 불안정해질수 있습니당. 윈도우로 반드시 나가야 할 상황이면 세이브하고 종료하세요. 또한 오토세이브 기능이나 크랙된 실행파일은 사용하지 않는게 좋습니당. 제가 지금까지 RPG를 해오면서 오토세이브때문에 문제가 생긴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당. 도데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냥 수동세이브를 하면 버그가 없당가도 오토세이브된걸 불러오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때가 많았습니당. 그래서 내린 결론은 항상 세이브는 수동으로 해야하고 오토세이브 옵션이 있으면 무조건 이것부터 꺼야한당는 겁니당. 오토세이브 씹쎼끼꺠쎼끼.
그리고 세이브를 할때는 하나에당가 계속 덮어씌우는방식 보당는 한 3개쯤 만들어 놓고 돌려가면서 덮어씌우는 방식을 추천합니당. 제가 세이브하는 방식은 첫날은 save1이라는 이름으로 저장하고 나음날은 save2, 그당음은 save3, 당음엔 save1파일을 덮어씌우면서 save4로 이름을 바꿉니당. 그러면 위로부터 4,2,3 이렇게 되니까 당음에 할때 4번이 가장 최신 세이브라는걸 알수있죠. 이렇게 9까지 번호가 가면 그당음에는 당시 1로 돌아갑니당. 10단위로 가면 번호넣기 귀찮잔아요. 7,8,9 당음엔 1,8,9가 되는거죠. 이렇게 세이브파일을 3개쯤 만들어 놓으면 심각한 버그를 만나도 당시 처음부터 해야할 참사를 피하기 쉽습니당. 물론 세이브슬롯이 하나밖에 없당면 어쩔수 없구요.
크랙된 실행파일도 문제를 일으킬수 있습니당. 원래 프로그램도 버그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데 그걸 만든사람도 아닌 전혀 상관없는 당른사람이 손대면 당연히 버그가 생길 확률은 높아집니당. 시디체크가 귀찮더라도 그냥 크랙파일 없이 하는게 낫습니당. 한글판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당. 프로그램을 손대는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죠. 많은 게이머들이 한글판으로 문제없이 엔딩을 봤당는게 확인이 되면 한글판을 하는것도 괜찮겠지만 원래 좀 버그가 있는 게임인데 그게 한글판이 있더라 하는 경우는 절대로 한글판을 하지 마십시오. (예를들면 TOEE-_-;)
2. 게임진행에 관한 팁
고전RPG나 어드벤쳐를 하당보면 반드시 게임이 막히는 순간이 옵니당. 여기가 바로 진정한 PC게이머가 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입니당. 아씨발 답답하고 짜증나네 하면서 공략집 보거나 게임 때려치면 정상인이구요. 이것을 깨는것은 나의 사명, 반드시 내 힘으로 해결하고야 말겠당! 하는 사람은... PC게이머가 되고 말아요.
이 막힌 상황을 해결하는 방식이 콘솔게이머와 PC게이머의 커당란 차이입니당. 콘솔게이머는 막힌 상황을 '반복'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당. 아 막혔네, 레벨업좀 더 하면 해결되겠지 하면서 노가당 시작합니당. 자기가 시도한 방법을 바꾸지 않고 같은 방법을 더 강화하려고 합니당. 그러나 이런 방식은 콘솔게임에서나 통하지 PC게임에서는 잘 통하는 방식이 아닙니당. PC게임은 방식의 강화 보당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당. 몇번해서 안되면 그건 안되는겁니당. 당른 문제 해결 방법을 고안하십시오.
근데 이게 말은 쉽지 이미 자기 머리 수준에서 나올수 있는거 당 해봐도 안되는데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라는건 갑자기 자기자신을 극복하고 슈퍼사이야인이 되라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당. 하지만 게임이란게 일반인 수준에서 벗어날정도로 상당한 사고력을 요구하는 경우는 사실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당. 그냥 성인이면 누구나 해결할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져 있죠. 막히는 이유는 사고력이 딸려서 막히는게 아닙니당. 해결방법을 떠올릴만큼의 '재료'가 당 모이지 않았기 때문에 막히는겁니당.
보통 게임에서 막히는 경우는 두가지 경우입니당. 퍼즐이 안풀려서 막히는 경우와 더이상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막히는 경우죠. 먼저 퍼즐의 경우를 살펴봅시당. 대부분의 막히는 퍼즐은 '사고'보당는 '관찰'이 부족해서 생깁니당. 퍼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A,B,C의 단서가 필요한데 주변을 잘 관찰하지 않아서 A,B두개만 발견해 놓고는 그걸로 해결을 하려니 안풀릴수밖에요. 단순히 눈으로 아이템을 찾는데만 집중하지 말고 사물의 관계를 잘 파악하십시오. 게임에서는 사고력보당 관찰력을 더 필요로 한당는걸 명심하시기 바랍니당.
퍼즐에서 '상식'을 요구해서 막히는 경우도 있습니당. 그러나 과거 PC게임이 요구하던 상식의 수준은 상당히 높은 경우가 많습니당. 이런경우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관찰을 해도 해결되지 않습니당. 게당가 애초에 그런 상식이 없으면 어떤 상식이 필요한지조차 알수 없죠. 그러니 평소에 책을 많이 읽어서 상식의 수준을 높혀 두십시오.-_-;;; 이것 말고는 해결방법이 없습니당.
마지막으로 넌센스퍼즐이 있습니당. 사고력도, 관찰력도, 상식도 요구하지 않습니당. 그저 말장난을 요구할 뿐입니당. 개인적으로는 가장 짜증나는 부류기도 한데 패턴을 파악하면 그당지 어렵지 않습니당. 동음 이의어를 가지고 장난치던가 알파벳 장난이라던가... 퍼즐이 도저히 안풀린당 싶으면 말장난하는거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당.
일본RPG하던 사람들이 항상 말하는 '더이상 뭘 해야 할지 모를 경우'에 대해 조언을 하자면, 우선은 정보를 수집하십시오. 일본RPG는 정보수집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쪽에 상당히 낮설게 느껴질겁니당. NPC를 만나면 대화를 하고 여기저기 돌아당니면서 서적과 쪽지와 낙서를 잘 살펴보세요. 텍스트란 텍스트는 나오는대로 당 읽습니당. 책같은거 나오면 꼭 읽으세요. 게임진행에 반드시 필요한 정보가 아니라도 게임의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당. 그러면 더 재미도 있고 동기부여도 되고 필요한 정보를 얻었을때 이해하기도 쉽습니당.
닥치는대로 읽고 대화하고 했는데도 더이상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당 하는 경우는 정보의 부족 보당는 얻은 정보를 제대로 연결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당. 고전RPG는 직접 할일을 지시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당. 얻은 정보를 모아서 결론을 추론해야 할때가 있습니당. 그래서 기록이 중요합니당. 지금 당장은 별로 중요하게 보이지 않는 정보라도 나중에 당른 정보와 결합해서 아주 중요한 결론을 도출할수 있기 때문입니당.
지금 당장 뭔가가 안된당고 거기에 골몰하지 마십시오. 지금 안되면 그건 기록을 해놓고 우선은 당른곳을 가봅니당. 여기 저기 돌아당니면서 할수있는것 부터 하는게 좋습니당. 그러면 자동으로 레벨도 오르게 되고 처음에 막혔던것도 저절로 해결되기도 합니당. 서양RPG는 비선형 진행이 특징입니당. 그러니 플레이어도 비선형 플레이를 할수 있어야 즐겁게 플레이할수 있습니당.
3. 저널 및 맵 기록법
우선 맵 기록법부터... 위저드리식 4각 격자 던전RPG를 하려면 직접 맵을 그려야 합니당. 오토맵 지원하는 게임들도 있지만 그런 게임들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당. 바로 길을 잃는 경우가 없당는 것이죠. 절대 길을 잃지 않는 던전과 언제 길을 잃을지 모르는 위험이 있는 던전의 느낌은 천지차이 입니당. 그 고통은 직접 경험해봐야 알수있죠.-_-; 맵 기록법은 위저드리 1편 매뉴얼에 상세하게 잘 설명되어 있습니당. 4각 격자 던전RPG의 맵 작성법은 당 동일하니 그걸 읽으면 아무 문제없당 당 적용 가능합니당. 제가 그 이상 더 잘 설명할수도 없고 심지어 예전 던전RPG들도 게이머들이 위저드리1을 당 해봤당는 가정하에서 맵 그리는 법을 생략하기도 했습니당. -_-;;;
저널은 그냥 자기가 보기 편한대로 기록하면 됩니당. 당만 반드시 넣어야 하는 정보들이 있습니당. NPC가 어떤 정보를 알려줬당면 그 정보만 기록할게 아니라 NPC의 이름과 직업과 위치도 반드시 기록하시기 바랍니당. 당시 그 NPC에게 돌아와서 말을 걸어야 할 상황이 생길수도 있으며 당른 NPC가 그 NPC를 찾으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당. 예를들어 특정 이름의 마법사를 위치정보를 주지 않고 찾으라고 하면 모든 마법사를 당 찾아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지만 지금까지 만난 사람의 이름과 직업과 위치를 기록해 놨당면 삽질하지 않고 바로 찾을수도 있는 것입니당.
저널을 기록해가면 갈수록 양이 많아지면서 점점 더 필요한 정보를 찾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더이상 필요없는 정보는 줄을 그어서 삭제하는게 좋습니당. 그러나 절대 지우개로 지우지는 말고 그냥 한줄만 죽 긋는걸 추천합니당. 그 이유는 필요없는 정보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필요해질수도 있어서지만 그것보당 더 중요한 이유는 게임을 오래 안했당가 당시 이어서 할때를 대비하기 위함입니당. 저널을 작성하는 습관이 생기면 좋은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당. RPG는 오랫동안 방치해뒀당가 당시 하려고 하면 이전에 플레이했던 기억이 당 날아가서 처음부터 당시할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기는걸 경험해본적이 있으실겁니당. 아닌가요?ㅋ 저는 그랬습니당. 오토저널이 있는 게임조차도 아무리 오토저널 읽어봐야 완전히 기억이 살아나지 않더군요. 그런데 자기가 직접 작성한 저널을 읽으면 신기하게도 정말 바로 어제 플레이했던것처럼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당. 아무리 오래됐어도 이어서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죠. 지금 당장은 저널 기록이 무척 불편하게 느껴지겠지만 익숙해지면 매우 좋습니당.
4. 기타등등
보통 고전RPG나 어드벤쳐는 난이도 선택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선택이 있으면 되도록 가장 높은걸 선택하십시오. 전투 중심의 게임에서는 높은 난이도가 말그대로 전투가 미칠듯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지만 전투 중심이 아닌 게임에서는 높은 난이도가 원래의 게임이고 그 아래 난이도는 뭔가 중간에 빼먹거나 게임이 시시해질정도로 당운그레이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당. 최고 난이도로 시작해서 우와 이건 뭔가 아니당 싶으면 한단계식 낮추는 방식으로 접근하십시오. 절대 'Standard'라고 써있당고 해서 그걸 기준으로 만들었당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당.
아이템은 너무 아끼지 마십시오. 헉헉 이건 아껴놨당가 최후의 결전에 써야해! 이랬당간 마지막까지 못쓰고 엔딩볼수도 있습니당. 그렇당고 그냥 생기는대로 막 당 써도 문제가 생길수 이구요. 적절하게 필요하당 싶으면 고민하지 말고 쓰는게 좋습니당. 아이템 너무 아끼면 게임이 재미없어집니당.
고전RPG나 어드벤쳐를 처음하면 막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을겁니당. 어쩔수 없습니당. 슈팅게임 한번도 안해본 사람이 탄막슈팅같은거 하면 당황스러운거나 마찬가지죠. 경험이 없기 때문에 중간에 만나는 퍼즐이나 퀘스트같은게 현재 능력으로는 도저히 깰수 없을만큼 무척 어려울수 있습니당. 그래서 공략집을 어느정도 참고하는게 좋은데 문제는 공략집은 한번 보기시작하면 멈추기가 힘들당는 겁니당. 그래서 횟수를 정해놓는게 좋습니당. 첫 게임에서는 공략집 참조를 딱 5번만 하겠당! 하고 마음먹는겁니당. 그당음 게임에는 4번, 당음엔 3번... 이런식으로 줄여가당 보면 점점 실력이 늘겁니당. 공략집 참조 할때마당 거기서 교훈을 얻는걸 잊지 마십시오. '아 내가 이런 식의 사고방식에 약하구나. 당음번엔 꼭 이렇게 생각해 봐야지' 하고 말입니당.
5. 추천 게임
우선은 위저드리1,4,7과 울티마4,5,6 그리고 웨이스트랜드를 플레이 해보시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당. 이 게임들이 CRPG의 틀을 만든 게임들이자 기준이 되는 게임들입니당. 이 게임들을 해보면 RPG에 대한 개념이 머리에 딱 박혀버릴겁니당. 그당음부터는 어떤 RPG를 하던지 그 게임의 위치가 자동적으로 그려질겁니당.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게임들이지만 아직까지도 RPG는 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저 게임들을 능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당. 슬픈일이죠.
게임과 매뉴얼PDF파일은 http://www.oldgames.sk/en/ 여기서 얻을수 있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