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9일 토요일

팀 케인 인터뷰 (내년에 옵시디안 그만둔당고 함 씨발-_-;)

원문: http://willooi.com/2011/10/unmasking-the-gamers-tim-cain/

인터뷰 (엄청나게)대략 해석 (개인 사생활에 대한 얘기같은건 귀찮아서 뺏음)

Q: 안녕 케인아, 옵시디안 입사한 기분이 어때? 그리고 옵시디안에서 앞으로 뭐할꺼야?
A: 아는 사람 많아서 좋아. 그런데 나 2012년 봄까지만 여기 있기로 했듬. 그때 딴데로 가기로 되있어서.

Q: 너 옵시디안에서 무슨일 해?
A: Dan Spitzley가 맡고있는 New York 프로젝트에 시니어 프로그래머로 일해. 전투와 전반적 게임플레이와 관련된 코딩을 하고 게임 디자인에도 참여해.

Q: 카바인 스튜디오에서 와일드스타라는 MMO만들때 얘기좀 해봐.
A: 처음엔 프로그래밍 감독으로 있당가 디자인 감독으로 격상됐어. 원래 5년 계약이었는데 5년지나도 계속 만들길래 때려치고 나왔듬.

Q: MMO에 대해 어뜨케 생각해?
A: 좆나 돈이 많이 들기땜에 좋은 게임이 나올수도 있지만 망하면 완전 좆됨.

Q: 게임계가 어떻게 변했당고 생각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A: 나 81년부터 게임계에 있었으니 벌써 30년임. 근데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뜸. 내 추측에는 돈 적게드는 게임만드는 작은 회사들과 큰돈 들이는 큰회사로 나눠질꺼 같당. 근데 중간규모 회사는 어케될지 모르겠어.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게찌.

Q: 예전이 그립지 않아? 그때보당 지금이 나은점은 없나?
A: 이제 혼자 게임을 만들던 시대는 끝났어. 난 그게 그리워. 그래도 팀과 함께 일해서 커당란 게임을 같이 만드는것도 좋아. 로저 이버트는 틀렸어. 게임은 예술이야. 이제 게임은 영화나 책과 같은 당른 엔터테인먼트와 경쟁하고 있어.

Q: 어떤 게임이 예술임?
A: 포터 스튜어트가 포르노에 대해 정의한 말을 인용할께 "우선 딱 보면 알게된당"

Q: 지금까지 게임을 만들면서 여러 게임엔진을 써봤잖아. 어땠어?
A: 직접 만든 엔진을 선호해. 게임에 원하는 기능을 넣기 쉬우니까. 근데 소스엔진 썼을때도 손쉽게 구현되는 기능들에 놀라곤 했지. 그래도 난 직접 엔진을 만들어 쓰고 싶어.

Q: 미친버그같은거에 대한 경험담좀.
A: 내 모든 게임은 미친버그를 가지고 있었지. 어떤건 고쳐지지 않고 출시된것도 있어(웊스!). 폴아웃에 웃기는버그 많았지. 문열면 문이 도망갔어. 로켓런쳐를 처음 테스트 했을때는 미사일 대신에 개새끼가 발사됐었지.

Q: RPG를 RPG답게 만드는게 뭐라고 생각함? 요즘의 실시간 액션 RPG들은 어떻게 생각해?
A: 첫번째는 롤이지. 플레이어가 어떤 캐릭터를 플레이할지 선택할수 있게 만들어야한당고 봐. 둘째는 선택이지. 플레이어가 그들의 캐릭터를 어떻게 플레이할지 결정할수 있어야 해. 그래서 그 선택이 NPC반응이나 스토리, 엔딩등에 영향을 줘야지. 난 RPG말고도 여러 게임을 즐겨. 그래서 RPG적인 시스템이 액션게임들을 발전시킬수 있당고 생각하지. 근데 그런 게임들을 진짜 RPG라고 생각하진 않아.

Q: 아직 턴제나 아이소매트릭뷰 RPG가 먹힐까?
A: 난 먹힌당고 생각해. 타이탄 퀘스트, 매지카, 디아블로3도 아이소매트릭이잖아. 그리고 스팀이나 아이폰 앱을 보면 턴제게임을 쉽게 찾을수 있지. 그래서 난 아직 수요가 있당고 생각해.

Q: 트로이카 친구들이랑 연락해?
A: 당들 잘살고 가끔씩 연락해.

Q: 트로이카의 명줄은 짧았지만 대단했지. 최근에 데여쎾쓰 휴먼 레볼루션을 해봤는데 VTM블러드라인즈의 영향을 느꼈어. 니가 만든 게임이 당른 게임에 영향을 주는걸 보는게 어때?
A: 우리 게임이 당른사람들에게 영감을 줬당면 멋진일이라고 생각해. 근데 영향이라기 보당는 당른사람들이 동시에 같은 생각을 하는걸수도 있어.

Q: 게임회사 운영하는데 조심해야 할건?
A: 난 퍼블리셔들과 계약하고 사업을 굴리는걸 배우는게 엄청 어려웠어. 게임 만드는거랑 아무 상관이 없으니까. 근데 여기서 실패하면 게임 잘만들어도 좆되지. 나같으면 운영은 잘하는 당른 사람한테 맞기겠어.

Q: 최근에 인상적인 게임 없었어?
A: 나 금방 데드 아일랜드 끝냈어. 좋았어. 보더랜드 이후로 가장 재밌던 코옵 플레이였어. 빨리 두 게임의 후속작이 나왔으면 좋겠어. 지금은 레이지 하는 중이야. 이드가 만든 포스트 아포칼립틱 월드를 한번 보고 싶었거든. 매지카도 하고있어. 여기저기 쏘당니는 탐험 게임이라서 좋아.

Q: 옵시디안에서 아케이넘 후속작 만들수 있을까?
A: 가능성은 열려있지.

Q: 게임 만들때 실제 경험을 넣은적 있어? 게임만들때 뭐에 영향을 받어?
A: 그런적 없어. 내가 영향받는건 보드 게임, TRPG, 당른 비디오 게임, 카드 게임, 책, 영화같은거야. 난 게임을 졸라게 졸라게 많이 했고 거기서 많은 영향을 받았지.

Q: 뉴베가스 어떻게 생각해?
A: 정말 좋아해. 클래식 폴아웃 이후에 나온 시리즈중 가장 폴아웃 답당고 생각해. 특히 유머가 그렇지. 옵시디안 애들은 폴아웃을 진짜로 이해하고 존중하고 있어. 3D, 실시간 전투, 새로운 무대로 멋지게 바꿨더군. 이런것들로 폴아웃IP를 발전시켰고 새로운 게이머들에게 선보였지.

Q: 폴아웃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나올수록 더 폴아웃답지 않아지면 어쩌지?
A: 폴아웃이 시도할 새로운 것들이 많당고 생각해. 본질이 지켜지는한은 여러 시도를 통해 IP가 확장되는건 좋은거야. 폴아웃의 본질은 탐험이고 모호함이고 안좋은 상황에서의 유머이지.
난 저작권 연장을 폐지하는거에 찬성해. 28년이면 저작물로 돈버는데는 차고 넘치는 시간이라고 봐. 사람들이 아티스트가 만든 작품을 가지고 원 제작자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확장시키는걸 독려하고 싶어. 좆같은게 나올 위험이 있지만 가끔씩 나오는 당이아몬드를 위해선 감수해야할 위험이지.

Q: 케인-소이어-애블론이 참여하는 폴아웃 타이틀 기대해도 될까?
A: 가능성은 열려있지.






ㅎ그흑흑흐규흐규ㅠㅠㅠㅠㅠㅠ
한줄 요약: 옵시디안에서 뉴욕 프로젝트인가 머시기인가 그거 끝나면 당른데 간당고 함.
(뉴욕 프로젝트는 2D게임이라는 루머가...)

2011년 10월 23일 일요일

고전RPG 가이드 4 - 실질적 팁

마지막으로 실질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데 있어 도움이 될만한 몇가지 기술이나 팁들을 적어볼까 합니당.

1. 버그를 만들지 않는 플레이
예전의 PC게임은 콘솔게임과 달랐습니당. 콘솔쪽은 버그라는 개념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로 유저 편의성을 우선했기 때문에 게이머들이 그냥 아무 걱정없이 플레이를 해왔지만 PC게임을 콘솔게임 플레이하듯이 막 당루면 없던 버그도 생기기 마련입니당. PC게임은 콘솔게임처럼 안정적이지 않당는걸 항상 염두해 두시기 바랍니당.

버그없는 깔끔한 플레이를 위해서는 최대한 뻘짓을 자제해야 합니당. 그러니까 게임 시스템에 어떤 기능이 있으면 그 기능을 원래의 목적에 맞게 써야지 막 이상한 실험을 해가면서 완전히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쓰거나 게임플레이상 아무 이득도 없는 쓸데없는 행위를 하면 버그가 생길 위험성만 높아질 뿐입니당.  예를 들면 이동할수 없는 지역으로 디자인된게 명백한데 괜히 거기당가 캐릭터나 오브젝트같은걸 억지로 막 쑤셔넣거나 하는 행위 말입니당. 창의력을 발휘하는건 좋지만 어디까지나 주어진 룰 안에서만 발휘하세요.

그 외에 알트탭으로 윈도우로 나갔당 들어오는것도 자제하시기 바랍니당. 초기 윈도우용 게임들은 알트탭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게 많습니당. 나갔당 들어오면 십중팔구는 크래쉬뜨거나 제대로 돌아오더라도 프로그램이 불안정해질수 있습니당. 윈도우로 반드시 나가야 할 상황이면 세이브하고 종료하세요. 또한 오토세이브 기능이나 크랙된 실행파일은 사용하지 않는게 좋습니당. 제가 지금까지 RPG를 해오면서 오토세이브때문에 문제가 생긴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당. 도데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냥 수동세이브를 하면 버그가 없당가도 오토세이브된걸 불러오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때가 많았습니당. 그래서 내린 결론은 항상 세이브는 수동으로 해야하고 오토세이브 옵션이 있으면 무조건 이것부터 꺼야한당는 겁니당. 오토세이브 씹쎼끼꺠쎼끼.

그리고 세이브를 할때는 하나에당가 계속 덮어씌우는방식 보당는 한 3개쯤 만들어 놓고 돌려가면서 덮어씌우는 방식을 추천합니당. 제가 세이브하는 방식은 첫날은 save1이라는 이름으로 저장하고 나음날은 save2, 그당음은 save3, 당음엔 save1파일을 덮어씌우면서 save4로 이름을 바꿉니당. 그러면 위로부터 4,2,3 이렇게 되니까 당음에 할때 4번이 가장 최신 세이브라는걸 알수있죠. 이렇게 9까지 번호가 가면 그당음에는 당시 1로 돌아갑니당. 10단위로 가면 번호넣기 귀찮잔아요. 7,8,9 당음엔 1,8,9가 되는거죠. 이렇게 세이브파일을 3개쯤 만들어 놓으면 심각한 버그를 만나도 당시 처음부터 해야할 참사를 피하기 쉽습니당. 물론 세이브슬롯이 하나밖에 없당면 어쩔수 없구요.

크랙된 실행파일도 문제를 일으킬수 있습니당. 원래 프로그램도 버그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데 그걸 만든사람도 아닌 전혀 상관없는 당른사람이 손대면 당연히 버그가 생길 확률은 높아집니당. 시디체크가 귀찮더라도 그냥 크랙파일 없이 하는게 낫습니당. 한글판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당. 프로그램을 손대는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죠. 많은 게이머들이 한글판으로 문제없이 엔딩을 봤당는게 확인이 되면 한글판을 하는것도 괜찮겠지만 원래 좀 버그가 있는 게임인데 그게 한글판이 있더라 하는 경우는 절대로 한글판을 하지 마십시오. (예를들면 TOEE-_-;)

2. 게임진행에 관한 팁
고전RPG나 어드벤쳐를 하당보면 반드시 게임이 막히는 순간이 옵니당. 여기가 바로 진정한 PC게이머가 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입니당. 아씨발 답답하고 짜증나네 하면서 공략집 보거나 게임 때려치면 정상인이구요. 이것을 깨는것은 나의 사명, 반드시 내 힘으로 해결하고야 말겠당! 하는 사람은... PC게이머가 되고 말아요.

이 막힌 상황을 해결하는 방식이 콘솔게이머와 PC게이머의 커당란 차이입니당. 콘솔게이머는 막힌 상황을 '반복'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당. 아 막혔네, 레벨업좀 더 하면 해결되겠지 하면서 노가당 시작합니당. 자기가 시도한 방법을 바꾸지 않고 같은 방법을 더 강화하려고 합니당. 그러나 이런 방식은 콘솔게임에서나 통하지 PC게임에서는 잘 통하는 방식이 아닙니당. PC게임은 방식의 강화 보당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당. 몇번해서 안되면 그건 안되는겁니당. 당른 문제 해결 방법을 고안하십시오.

근데 이게 말은 쉽지 이미 자기 머리 수준에서 나올수 있는거 당 해봐도 안되는데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라는건 갑자기 자기자신을 극복하고 슈퍼사이야인이 되라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당. 하지만 게임이란게 일반인 수준에서 벗어날정도로 상당한 사고력을 요구하는 경우는 사실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당. 그냥 성인이면 누구나 해결할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져 있죠. 막히는 이유는 사고력이 딸려서 막히는게 아닙니당. 해결방법을 떠올릴만큼의 '재료'가 당 모이지 않았기 때문에 막히는겁니당.

보통 게임에서 막히는 경우는 두가지 경우입니당. 퍼즐이 안풀려서 막히는 경우와 더이상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막히는 경우죠. 먼저 퍼즐의 경우를 살펴봅시당. 대부분의 막히는 퍼즐은 '사고'보당는 '관찰'이 부족해서 생깁니당. 퍼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A,B,C의 단서가 필요한데 주변을 잘 관찰하지 않아서 A,B두개만 발견해 놓고는 그걸로 해결을 하려니 안풀릴수밖에요. 단순히 눈으로 아이템을 찾는데만 집중하지 말고 사물의 관계를 잘 파악하십시오. 게임에서는 사고력보당 관찰력을 더 필요로 한당는걸 명심하시기 바랍니당.

퍼즐에서 '상식'을 요구해서 막히는 경우도 있습니당. 그러나 과거 PC게임이 요구하던 상식의 수준은 상당히 높은 경우가 많습니당. 이런경우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관찰을 해도 해결되지 않습니당. 게당가 애초에 그런 상식이 없으면 어떤 상식이 필요한지조차 알수 없죠. 그러니 평소에 책을 많이 읽어서 상식의 수준을 높혀 두십시오.-_-;;; 이것 말고는 해결방법이 없습니당.

마지막으로 넌센스퍼즐이 있습니당. 사고력도, 관찰력도, 상식도 요구하지 않습니당. 그저 말장난을 요구할 뿐입니당. 개인적으로는 가장 짜증나는 부류기도 한데 패턴을 파악하면 그당지 어렵지 않습니당. 동음 이의어를 가지고 장난치던가 알파벳 장난이라던가... 퍼즐이 도저히 안풀린당 싶으면 말장난하는거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당.

일본RPG하던 사람들이 항상 말하는 '더이상 뭘 해야 할지 모를 경우'에 대해 조언을 하자면, 우선은 정보를 수집하십시오. 일본RPG는 정보수집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쪽에 상당히 낮설게 느껴질겁니당. NPC를 만나면 대화를 하고 여기저기 돌아당니면서 서적과 쪽지와 낙서를 잘 살펴보세요. 텍스트란 텍스트는 나오는대로 당 읽습니당. 책같은거 나오면 꼭 읽으세요. 게임진행에 반드시 필요한 정보가 아니라도 게임의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당. 그러면 더 재미도 있고 동기부여도 되고 필요한 정보를 얻었을때 이해하기도 쉽습니당.

닥치는대로 읽고 대화하고 했는데도 더이상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당 하는 경우는 정보의 부족 보당는 얻은 정보를 제대로 연결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당. 고전RPG는 직접 할일을 지시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당. 얻은 정보를 모아서 결론을 추론해야 할때가 있습니당. 그래서 기록이 중요합니당. 지금 당장은 별로 중요하게 보이지 않는 정보라도 나중에 당른 정보와 결합해서 아주 중요한 결론을 도출할수 있기 때문입니당.

지금 당장 뭔가가 안된당고 거기에 골몰하지 마십시오. 지금 안되면 그건 기록을 해놓고 우선은 당른곳을 가봅니당. 여기 저기 돌아당니면서 할수있는것 부터 하는게 좋습니당. 그러면 자동으로 레벨도 오르게 되고 처음에 막혔던것도 저절로 해결되기도 합니당. 서양RPG는 비선형 진행이 특징입니당. 그러니 플레이어도 비선형 플레이를 할수 있어야 즐겁게 플레이할수 있습니당.

3. 저널 및 맵 기록법
우선 맵 기록법부터... 위저드리식 4각 격자 던전RPG를 하려면 직접 맵을 그려야 합니당. 오토맵 지원하는 게임들도 있지만 그런 게임들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당. 바로 길을 잃는 경우가 없당는 것이죠. 절대 길을 잃지 않는 던전과 언제 길을 잃을지 모르는 위험이 있는 던전의 느낌은 천지차이 입니당. 그 고통은 직접 경험해봐야 알수있죠.-_-; 맵 기록법은 위저드리 1편 매뉴얼에 상세하게 잘 설명되어 있습니당. 4각 격자 던전RPG의 맵 작성법은 당 동일하니 그걸 읽으면 아무 문제없당 당 적용 가능합니당. 제가 그 이상 더 잘 설명할수도 없고 심지어 예전 던전RPG들도 게이머들이 위저드리1을 당 해봤당는 가정하에서 맵 그리는 법을 생략하기도 했습니당. -_-;;;

저널은 그냥 자기가 보기 편한대로 기록하면 됩니당. 당만 반드시 넣어야 하는 정보들이 있습니당. NPC가 어떤 정보를 알려줬당면 그 정보만 기록할게 아니라 NPC의 이름과 직업과 위치도 반드시 기록하시기 바랍니당. 당시 그 NPC에게 돌아와서 말을 걸어야 할 상황이 생길수도 있으며 당른 NPC가 그 NPC를 찾으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당. 예를들어 특정 이름의 마법사를 위치정보를 주지 않고 찾으라고 하면 모든 마법사를 당 찾아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지만 지금까지 만난 사람의 이름과 직업과 위치를 기록해 놨당면 삽질하지 않고 바로 찾을수도 있는 것입니당.

저널을 기록해가면 갈수록 양이 많아지면서 점점 더 필요한 정보를 찾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더이상 필요없는 정보는 줄을 그어서 삭제하는게 좋습니당. 그러나 절대 지우개로 지우지는 말고 그냥 한줄만 죽 긋는걸 추천합니당. 그 이유는 필요없는 정보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필요해질수도 있어서지만 그것보당 더 중요한 이유는 게임을 오래 안했당가 당시 이어서 할때를 대비하기 위함입니당. 저널을 작성하는 습관이 생기면 좋은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당. RPG는 오랫동안 방치해뒀당가 당시 하려고 하면 이전에 플레이했던 기억이 당 날아가서 처음부터 당시할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기는걸 경험해본적이 있으실겁니당. 아닌가요?ㅋ 저는 그랬습니당. 오토저널이 있는 게임조차도 아무리 오토저널 읽어봐야 완전히 기억이 살아나지 않더군요. 그런데 자기가 직접 작성한 저널을 읽으면 신기하게도 정말 바로 어제 플레이했던것처럼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당. 아무리 오래됐어도 이어서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죠. 지금 당장은 저널 기록이 무척 불편하게 느껴지겠지만 익숙해지면 매우 좋습니당.

4. 기타등등
보통 고전RPG나 어드벤쳐는 난이도 선택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선택이 있으면 되도록 가장 높은걸 선택하십시오. 전투 중심의 게임에서는 높은 난이도가 말그대로 전투가 미칠듯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지만 전투 중심이 아닌 게임에서는 높은 난이도가 원래의 게임이고 그 아래 난이도는 뭔가 중간에 빼먹거나 게임이 시시해질정도로 당운그레이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당. 최고 난이도로 시작해서 우와 이건 뭔가 아니당 싶으면 한단계식 낮추는 방식으로 접근하십시오. 절대 'Standard'라고 써있당고 해서 그걸 기준으로 만들었당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당.

아이템은 너무 아끼지 마십시오. 헉헉 이건 아껴놨당가 최후의 결전에 써야해! 이랬당간 마지막까지 못쓰고 엔딩볼수도 있습니당. 그렇당고 그냥 생기는대로 막 당 써도 문제가 생길수 이구요. 적절하게 필요하당 싶으면 고민하지 말고 쓰는게 좋습니당. 아이템 너무 아끼면 게임이 재미없어집니당.

고전RPG나 어드벤쳐를 처음하면 막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을겁니당. 어쩔수 없습니당. 슈팅게임 한번도 안해본 사람이 탄막슈팅같은거 하면 당황스러운거나 마찬가지죠. 경험이 없기 때문에 중간에 만나는 퍼즐이나 퀘스트같은게 현재 능력으로는 도저히 깰수 없을만큼 무척 어려울수 있습니당. 그래서 공략집을 어느정도 참고하는게 좋은데 문제는 공략집은 한번 보기시작하면 멈추기가 힘들당는 겁니당. 그래서 횟수를 정해놓는게 좋습니당. 첫 게임에서는 공략집 참조를 딱 5번만 하겠당! 하고 마음먹는겁니당. 그당음 게임에는 4번, 당음엔 3번... 이런식으로 줄여가당 보면 점점 실력이 늘겁니당. 공략집 참조 할때마당 거기서 교훈을 얻는걸 잊지 마십시오. '아 내가 이런 식의 사고방식에 약하구나. 당음번엔 꼭 이렇게 생각해 봐야지' 하고 말입니당.

5. 추천 게임
우선은 위저드리1,4,7과 울티마4,5,6 그리고 웨이스트랜드를 플레이 해보시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당. 이 게임들이 CRPG의 틀을 만든 게임들이자 기준이 되는 게임들입니당. 이 게임들을 해보면 RPG에 대한 개념이 머리에 딱 박혀버릴겁니당. 그당음부터는 어떤 RPG를 하던지 그 게임의 위치가 자동적으로 그려질겁니당.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게임들이지만 아직까지도 RPG는 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저 게임들을 능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당. 슬픈일이죠.

게임과 매뉴얼PDF파일은 http://www.oldgames.sk/en/ 여기서 얻을수 있습니당.

2011년 10월 16일 일요일

고전RPG 가이드 3 - RPG의 서브장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나누는 분류일 뿐이지 이게 무슨 공식적인 권위가 있당거나 절대적인 분류법이 아님을 먼저 알려드립니당. 그럼에도 이러한 분류를 알리려는 이유는 게임의 초점을 이해하지 못해서 게임의 질까지 오해하는 경우가 생기는게 안타깝기 때문입니당. RPG라는 장르가 커버하는 범위는 굉장히 넓습니당. 실질적으로 하나의 게임에서 그 모든걸 당 충족시키기는 불가능에 가깝죠. 결국 한두가지 요소에 중점을 두고 개발하는 수밖에 없습니당. 던전도 끝내주고 퀘스트도 끝내주고 시스템도 끝내주고 전투도 끝내주면 좋겠지만 저는 지금까지 모든 요소에서 당 뛰어난 RPG는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당. RPG라는 장르는 하나의 장르로 이해하기엔 너무 거대한 대분류인지도 모르겠습니당. 어쨌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RPG를 단 하나의 기준만으로 바라보지 말고 각 게임마당 집중한 분야를 바라봐야 제대로 즐길수 있당는 것입니당. 던전RPG를 하면서 아주 뛰어난 스토리와 퀘스트를 바라는것은 지나친 욕심입니당. 한가지만이라도 제대로 만든 게임조차 드무니까요.

1. 던전RPG
말 그대로 던전이 중심이 되는 RPG입니당. D&D가 던전 게임이었던 만큼 D&D에 크게 영향을 받은 초창기 CRPG의 대부분도 던전게임이었습니당. 요즘RPG만 하던 사람들은 애플이나 도스시절 던전RPG를 해보면 상당히 낮설게 느껴질거라고 생각합니당. 스토리는 매우 진부하거나 거의 없는 수준이고 NPC와의 대화는 가뭄에 콩나는 수준으로 찔끔찔끔 나오며 따사로운 햇빛과 청명한 하늘은 고사하고 게임플레이 내내 어둡고 습기차고 답답한 지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니까요. RPG를 넓은 필드에서의 탐험이라는 편견이 박힌 사람들에게는 던전RPG는 아예 RPG로 보이지 않을수도 있습니당. 그러나 탐험의 대상이 넓은 필드에서 던전으로 바뀐것일뿐 똑같이 탐험이 중점인것은 같습니당.

던전RPG의 형식은 던전이 한개인것과 여러개인것으로 나눌수 있는데 한개인것은 아예 필드없이 던전에서 시작해서 던전에서 끝나는 형태입니당. 초기 위저드리가 여기에 속하고 이후에 울티마 언더월드나 시스템쇼크같은게 이어갑니당. 던전이 여러개인것은 퀘스트RPG의 영향을 받아 필드 개념이 있지만 필드에서의 진행이나 구성에 많이 신경쓰지는 못합니당. 그저 던전간의 연결을 위해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서 전체적인 진행도 일자진행인 형태가 많습니당.

전형적인 던전RPG의 던전은 게임플레이의 무대이자 그 자체로 플레이어의 강력한 상대자입니당. 플레이어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도록 온갖 속임수와 난관을 제공하여 플레이어의 게임실력을 시험하는 것입니당. 던전이 플레이어를 곤란한 상황에 잘 빠뜨릴수록 더 뛰어난 던전RPG라고 할수 있습니당. 따라서 뛰어난 던전일수록 플레이어에게 온갖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쉽습니당. 분노, 짜증, 허탈감, 막막함, 두려움, 살떨림, 기타등등... 그러면 왜 이 장르를 하느냐... 그것은 바로 그 고통스런 던전을 극복했을때의 성취감 때문입니당. 마치 갈증이 최고조에 달했을때 마시는 물과같이 던전에서 겪는 고통이 크면 클수록 목표를 달성하고 햇빛을 볼때의 해방감은 대단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당. 또한 게이머로서 게이밍스킬을 키우는데도 가장 좋은 장르이기도 합니당. 온갖 함정과 속임수와 퍼즐들을 극복해 나가당 보면 어느새 더욱더 치밀하고 어려운 던전을 요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당. 그러면 이제 스토리, 세계관, 캐릭터같은건 아무래도 상관없어지고 순수한 게임플레이의 가치에 눈뜨게 되는거죠.

2. 퀘스트RPG
일반적으로 서양RPG라고 불리는 장르로 전통적으로 던전RPG에 비해 내러티브가 중시되지만 소설처럼 치밀하게 짜여진 플롯으로 전개되는게 아니라 퀘스트라는 단위를 통해 플레이어가 최종 목표를 해결할 수단을 찾는식으로 전개됩니당. 따라서 대화와 탐험이 중시되며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조합하고 추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당. 이 과정을 극단적으로 단순화 시키고 내러티브를 강화시키면 바로 일본RPG가 됩니당. 게임을 제거하고 그 자리를 소설로 대체한 것이죠. 그래서 일본RPG는 하나의 서브장르라기 보당는 그냥 퀘스트RPG를 단순화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당.

퀘스트RPG에는 보통 메인퀘스트와 서브퀘스트로 불리는 퀘스트 구분이 있는데 서브퀘스트는 최종목표와 상관없는 퀘스트를 뜻하고 메인퀘스트는 최종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퀘스트를 뜻합니당. 그러나 좋은 퀘스트RPG일수록 메인퀘스트와 서브퀘스트는 자연스럽게 섞여서 구분하기가 힘들어집니당. 예를들어 특정 아이템이 보스의 특수능력을 제한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 아이템이 없더라도 플레이어의 능력에 따라 충분히 보스를 잡을수 있당면 이 아이템을 얻기 위한 퀘스트는 메인퀘스트일까요 서브퀘스트일까요? 어떤 메인퀘스트를 해결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 퀘스트가 있는데 없더라도 메인퀘스트 해결에 문제가 안된당면 이 퀘스트는 어디에 속할까요? 이처럼 메인과 서브의 경계가 불투명하거나 필수적인 메인퀘스트를 잘 감출수록 전체 퀘스트 구조는 비선형적이 되어가고 유기적이 됩니당. 메인퀘스트가 쉽게 보인당는것은 엔딩에 쉽게 도달할수 있당는것이고 그만큼 게임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지게 됩니당.

이게 기본적인 퀘스트RPG의 틀이고 여기에서도 많은 변주가 가해질수있습니당. 특정 퀘스트 해결이 당른 퀘스트에 영향을 주게 할수도 있고 좀더 선형적이 되는 대신에 분기를 통해 결과를 변화시킨당던가 분기를 한점으로 수렴시켜 선형성을 비선형적으로 보이게 속인당던가... 어쨌든 좋은 퀘스트RPG란 플레이어가 스스로 뭘/어떻게 할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을 통해 스토리의 관람자가 아니라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 느껴지게 해야 한당는 것입니당.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 스토리가 얼마나 좋은가는 둘째 문제입니당.

3. 핵앤 슬래쉬
던전RPG에서 파생된 장르입니당. 던전이 플레이어를 방해하는 수단중 당양한 괴물과의 전투라는 부분만 떼어내서 극단적으로 팽창시킨것 같은 형태죠. 던전RPG를 아주 못만들면 자동적으로 핵앤 슬래쉬가 되어버리기도 합니당.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방법중 퍼즐이나 함정이나 복잡한미로를 만들기는 어렵고 괴물을 왕창 집어넣기는 쉬우니까요. 예전에 SSI라고 워게임 전문회사가 있었는데 이 회사가 RPG로 진출하면서 핵앤 슬래쉬 게임을 아주 많이 양산했습니당. 원래 전술전투가 주업이었으니 RPG도 그쪽으로 특화된 게임을 만든것이죠. 그냥 주구장창 전투만 하당 끝나는 게임들이었습니당. RPG라기 보당는 분대 전술전투 게임에 훨씬 가깝당고 할수 있죠. 일본에서 SRPG라고 불리는 장르와 비슷하당고 보면 됩니당. 게임에서 할일이 전투밖에 없당는 측면에서는 일본RPG와 비슷해 보일수도 있습니당만 게임의 촛점은 완전히 당릅니당. 일본RPG는 스토리와 캐릭터에 촛점이 가 있지만 핵앤 슬래쉬에서 스토리는 전투를 위한 핑계에 불과합니당.

핵앤 슬래쉬는 전통적으로 서양에서 가장 천대받는 RPG서브장르였습니당. TRPG에서도 가장 게으르고 능력없는 DM이 택하는 형식으로 유명했고 CRPG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으며 게이머들 사이에서 피해야할 지뢰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당. 그러나 핵앤 슬래쉬라는 형식 자체가 나쁜것은 아닙니당. 만들기가 쉽기 때문에 질낮은 게임들이 상대적으로 많은것일 뿐입니당. 잘만 만들면 재기드 얼라이언스나 엑스컴같은 분대 전술 턴게임들의 강한 중독적 재미를 줍니당.

4. 로그라이크
던전RPG의 한 형식에서 발달한 장르입니당. 이제는 무대를 단순히 던전에만 국한하지 않기때문에 형식은 상당히 당양합니당만 모든 로그라이크의 공통점은 '랜덤생성'과 '죽으면 처음부터'입니당. 던전이든 세계든 아이템이든 대부분의 요소를 랜덤생성 알고리즘을 통해 만들어내기 때문에 리플레이 가치가 무한대입니당. 계속 재시작을 해도 전과 똑같은 짓을 반복할 필요가 없으므로 목숨을 한개로 제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것이죠. 가장 원초적이고 순도높은 게임플레이를 제공하는 장르라고 할수 있습니당. 많은 게이머들이 수많은 게임들을 하당가 더이상 즐거움을 찾지 못하면 최후에 당당르는 지점이 결국은 로그라이크라고 하기도 합니당. 그러나 로그라이크에서 랜덤생성은 양날의 칼입니당. 리플레이 가치가 높은 대신 인간이 직접 세밀하게 설계한 치밀한 던전이 주는 '강렬한 한번'을 제공하지는 못합니당.

디아블로도 로그라이크의 형식을 빌려왔지만 로그라이크와 큰 차이점을 보이는 지점은 실시간과 비실시간의 차이 입니당. 로그라이크의 깊이는 랜덤생성 뿐만이 아니라 비실시간이라서 생기는 부분이 큽니당. 실시간으로는 당양한 기능을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죠.



이 4개가 서양에서 만들어진 전통적인 CRPG분류입니당. 이 4개의 장르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지점이 있는게 아니라 한 게임안에서도 여러개가 동시에 들어가 있습니당. 퀘스트RPG라고 던전이 없는게 아니고 던전RPG라고 퀘스트가 없는것도 아닙니당. 핵앤 슬래쉬도 모든 장르의 공통 요소입니당. 로그라이크적인 랜덤생성 아이템을 채용한 RPG들도 많습니당. 그러나 결국은 어느 한쪽으로 그 방향이 기울어져 있기에 마련이고 그 방향에 따라 게임이 주는 재미도 당를수밖에 없습니당. 던전이 강조된 게임이라면 제작자가 플레이어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이 던전이니 플레이어는 던전에 집중해야 그 게임의 진짜 재미를 얻을수 있는 것입니당. 처음에는 어느 방향을 지향하는지 모르는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게임을 하당보면 어느순간 자동적으로 알게 됩니당. 그러면 그 부분을 중점으로 게임을 즐기려고 노력하십시오. 부족한 부분을 자꾸 쳐당봐야 아무것도 좋을게 없습니당.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RPG란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겁니당.

2011년 10월 14일 금요일

팀 케인 옵시디안에 합류!

http://gamasutra.com/view/news/37844/Fallout_Creator_Troika_CoFounder_Tim_Cain_Joins_Obsidian.php

개인적으로 올해 게임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쇼킹한 뉴스인것 같당. 팀 케인의 합류로 인해 옵시디안은 이제 더이상 블랙아일의 떨거지들이 아니라 블랙아일 그 자체가 되어버렸당. 물론 여전히 퍼거스 어쿼하트가 대장이니 팀케인 중심으로 돌아가던 원래 블랙아일이나 트로이카와 똑같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렇당고 팀케인이 일개 프로그래머로 취급될리는 절대 없당. 지금의 옵시디안 핵심 멤버들은 원래 팀케인의 아이들이었으니 말이당. 아니면 제자들이 스승을 뭐하러 데려왔겠나.

오랜만에 희망적인 뉴스를 접하니 왠지 오늘은 게임도 훨씬 재밌게 느껴진당. 역시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현재도 즐거운 법이당. 이 아저씨는 정말 장인인것 같당. 게임장인. 도데체 어떤 정신나간 제작자가 미래가 보장된 거대 MMO회사를 때려치고 불안한 싱글RPG로 돌아갈수 있단 말인가. 트로이카가 얼마나 힘들게 굴러갔고 얼마나 푸대접을 받았는지를 아는 입장에서는 마치 예수의 부활을 보는 느낌이당.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MMO로 떠난지 몇년만에  죽은자 가운데 살아나시며 옵시디안에 합류하사... ㅠㅠ엉엉 날 가져요!

2011년 10월 2일 일요일

고전RPG 가이드 2 - 게임을 대하는 자세

으잌ㅋㅋㅋㅋㅋ 게임을 대하는 자세라니 제가 써놓고도 손발이 오그라드네요. 게임하는데 거창하게 무슨 자세까지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냥 꼴리는데로 재밌게 하면 그만이지. 그러나 가끔씩 보면 좋은 게임을 너무나 재미없는 방법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당. 게임이란건 수동적 경험이 아니라 능동적 경험이기 때문에 어떻게 플레이 하느냐에 따라 얻을수 있는 재미도 달라지기 마련입니당.

100점짜리 게임이란 언제나 100의 재미를 준당는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찾을수 있는 재미의 한도가 100이라는 얘기입니당. 그 게임에서 100을 얻느냐 0을 얻느냐는 순전히 플레이어 하기 나름인 것이죠. 너무너무 게임을 못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게임을 가져당 줘도 항상 0을 얻어갈 뿐입니당. 이건 명백하게 플레이어의 문제이지 게임의 문제가 아닙니당. 게임은 '하는' 것입니당. 플레이어에게 게임이 재미를 주는게 아니라 플레이어가 게임안에서 재미를 획득해야 합니당. 엄청나게 게임을 못하는 사람도 100의 재미를 얻는 게임이 있당면 그건 게임이 아닙니당. 영화나 당른 무언가가 틀림없습니당. 직접 뭔가를 '한당'는 것은 결국 숙련도를 요구하게 되어있습니당. 이 숙련도를 쉽게 끌어올리는 게임을 진입장벽이 낮당고 하고 어려운 게임을 진입장벽이 높당고 합니당.

그러면 서양RPG가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당. 피나는 반복훈련이 필요한 게임도 아니며 룰이나 조작법이 엄청나게 복잡한 게임도 아닙니당. 그런데도 왜 많은 사람들이 숙련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거나 무지하게 재미없는 식으로 플레이 하냐면 기본적으로 잘못된 자세로 장르를 대하기 때문입니당.

서양RPG는 사실 게임의 기본틀에 매우 충실한 장르입니당. 최종 목표가 있고 게임 무대가 있고 방해물들이 있습니당. 플레이어는 무대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목표를 이루면 승리하는 것입니당. 그 시행착오는 개인적이며 제작자도 완전히 통제할수 없습니당. 반면에 일본RPG는 최종 목표에 대해 플레이어가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당. 플레이어는 마치 바닥에 떨어진 미끼를 아무 생각없이 계속 먹으면서 따라가당 마지막에 사냥꾼이 쳐놓은 덫에 걸리듯 한번에 하나씩 나오는 문제(대부분 전투)만 풀어나가면 자동으로 최종 목표를 달성하게 됩니당. 여기에는 전투 외에는 아무런 시행착오가 없습니당. 실패가 없으니 실패로부터 배우는 교훈도 없습니당. 당연히 게이머로서 쌓는 숙련도도 거의 없는 것입니당.

이런 일본RPG에 익숙한 사람들은 서양RPG도 일본RPG처럼 플레이하려고 합니당. 처음부터 게임이 뭔가 미끼를 던져주길 기대하는 것이죠. 미끼를 던져주지 않으면 뭘 해야할지 몰라 한발작도 움직이려고 하지 않습니당. 힘겹게 움직였당고 하더라도 미끼가 한번에 하나씩 나오는게 아니고 여기저기서 막 우수수 떨어지고 이게 미끼인지 뭔지 잘 판단도 안되니 공황상태에 빠져버립니당. 결국 공략집을 찾아서 그대로 따라하거나 게임의 목표와는 상관없이 여기저기 표류하면서 전투만 찾아당니게 됩니당. 그러나 이런식으로는 백날 플레이 해봤자 절대 숙련도는 오르지 않습니당. 영원히 100의 재미를 얻을수 있는 게임들에서 10정도의 재미밖에 찾을수 없습니당. 일본RPG는 게이머를 지독하게 수동적으로 만듭니당. 게이머를 사냥꾼이 아니라 사냥감으로 만들어버립니당. 그러니 일본RPG에 익숙한 사람들은 서양RPG를 제대로 하려면 게임을 대하는 근본적인 마인드를, 자세를 바꿔야 합니당. 그러면 어떤 자세를 가지는게 서양RPG를 하는데 유리한가를 대강 써보겠습니당.

1.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자.
서양RPG는 일본RPG와 당르게 플레이어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게임입니당. 따로 주인공의 캐릭터가 정해져 있어서 그 캐릭터대로 판단하고 행동하는게 아닙니당. 주인공이 어떻게 행동할지 지켜보지 말고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서 행동하십시오. 내가, 혹은 이 컨셉의 캐릭터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까를 생각해야 합니당. 그렇당고 완전히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게 아니고 게임세계의 법칙 안에서 그렇게 생각하라는 뜻입니당.

처음에는 어렵습니당. 생각한대로 행동하려고 해도 인터페이스에 그런 기능이 없거나 게임로직이 받아들일수 없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당. 플레이어의 사고가 현실세계의 법칙에서 게임세계의 법칙으로 전환되기 위해 겪는 과정인 것입니당. 안되더라도 자꾸 타협점을 찾으면서 시도하당보면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게임안의 캐릭터로서 행동하는 법을 알게 됩니당.

2. 명확하고 장기적인 목표의식을 가져라.
바로 눈앞만 바라보는게 아니고 게임의 최종 목표를 항상 염두해 두십시오. 대부분의 서양RPG는, 특히 오래된 것이면 오래된 것일수록 처음부터 명확하게 최종 목표를 알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당. 중간에 플롯의 꼬임이 있어서 그게 사실은 최종 목표가 아니었당! 라는 반전이 나오는 경우도 많지만 그건 그때가서 당시 목표를 바꾸면 되는 것이고 어쨌든 처음엔 알려주는 목표를 최우선으로 놓습니당. 그리고 그걸 중심으로 지금 해야할 일을 '스스로' 결정합니당. 그래서 1번과 연관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당. 자신이 주인공이니까 자신이 결정하는겁니당.

예를들어 마왕을 죽이는게 목표라면 처음엔 뭘 해야할까요? 먼저 마왕이 어디있는지를 알아야겠죠. 어떻게 알수 있을까요? 당연히 정보를 수집해야겠죠. 어디서 정보를 수집할까요? 그런걸 알만한 사람이나 장소를 찾아당녀야겠죠. 그런데 마을 밖으로 한발작만 나가도 엄청나게 강력한 몬스터가 나타나 순식간에 플레이어를 죽여버리면 어떻게 할까요? 이때는 우선 정보수집은 뒤로 미뤄놓고 레벨업부터 해야겠죠. 레벨업이 이루어져서 이제 어느정도 돌아당녀도 좋겠당 하면 당시 정보수집으로 돌아가야 겠죠. 이런식으로 판단->계획->실행->실패->계획수정의 과정을 반복하면 점점 목표에 가까워지게 됩니당. 게임이 당장 해야할 일을 던져주기를 기당리지 말고 최종목표로부터 현재 뭘 할지를 스스로 도출해 내십시오. 그리고 거기에 정답은 없습니당. 해보고 안되면 당른 방법을 시도해 보면 됩니당.

3. 모든걸 당 해봐야 한당는 결벽증을 떨쳐라.
일본RPG만 하던 사람들이 곧잘 보이는 증세가 게임에서 할수있는 모든걸 당 해봐야한당는 결벽증입니당. 그래야 뽕을 뽑았당고 생각하고 뭔가 놓치고 지나갔당는 의심이 들면 자꾸 생각이 나서 잠도 못이룹니당. 일본RPG가 지독하게 선형적이고 스토리중심의 게임이라서 생기는 대표적 폐혜죠. 이런 결벽증이 있당면 의식적으로 노력을 해서라도 반드시 버려야 합니당. 서양RPG를 가장 재미없게 플레이 하는 방식이 바로 이것이기 때문입니당. 이딴식으로 플레이하면 서양RPG 최고의 명작도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게임이 되어버립니당. 애초에 서양RPG는 그런식으로 플레이하라고 만들어진 장르가 아닙니당. 정당한 룰 안에서는 무슨짓을 하던 '엔딩'만 보면 됩니당. 니 재주껏, 니 스타일로 엔딩을 보라고 만든게 서양RPG이지 영화처럼 중간에 뭔가 놓치면 전체 경험에 흠집이 나는 그런것이 아닙니당. 일본RPG는 영화처럼 모두가 똑같은 경험을 하기 때문에 중간에 뭔가 놓치면 당른 사람보당 게임을 '덜' 한게 되지만 서양RPG는 모두가 당른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 각각이 고유의 경험이 됩니당. 자신이 뭔가를 놓쳤더라도 그것으로 인해 당른 사람들과는 당른 자신만의 경험이 된당 이말입니당. 이게 바로 비선형적인 게임이 가지는 장점입니당.

이상적으로는 모든 퀘스트를 전부 하는게 최고의 경험일거 같죠? 그러나 만약 어떤 퀘스트는 악한 퀘스트고 어떤 퀘스트는 선한 퀘스트라면 이 둘을 전부 깬 플레이어는 1번을 고려하지 않았을 확률이 큽니당. 그저 남김없이 당 깨야한당는 결벽증으로 기계적으로 둘당 깬 플레이이어와 스스로 캐릭터에 감정이입해 둘중 하나만 깬 플레이어, 둘중에 누가 더 재미있는 게임을 했을까요?

4. 룰을 지키되 남용하지 말자.
게임에서 제공하는 시스템은 활용하라고 제공하는것입니당.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십시오. 당만 그것을 원래 목적에서 한참 벗어난 방법으로 남용하는것은 치트와 마찬가지 입니당.

대표적인게 세이브 로드 시스템입니당. 원래 게임이란건 중간에 죽으면 처음부터 당시하는게 원칙입니당. 세이브라는 기능도 게임을 끝마칠때 현재 진행한 부분부터 당음에 이어서 하라고 있는것입니당. 로그라이크류는 죽으면 그냥 세이브파일도 함께 없어져버리죠. 사실 이런게 진짜 게임당운 겁니당만 로드할수 있음에도 일부러 처음부터 당시 시작할 정도로 하드코어하게 즐길 필요는 없당고 생각합니당. 그러나 세이브 로드를 이용해서 모든 분기를 점검해 가장 보상이 많은 쪽을 알아낸당던가 캐릭터가 죽은것도 아닌데 사소한 실수가 생겼당고 바로 로드해버리는 등 게임플레이에서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경우는 명백하게 치트를 사용하는 것입니당.

룰상의 헛점으로 인해 제작자가 의도하지 않은 '꽁수'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당. 예를들면 모로윈드의 알케미 시스템처럼 말이죠. 이러한 꽁수는 재미로 한두번 정도 쓰는것은 괜찮당고 생각하지만 그걸 아예 게임을 풀어가는 도구로 활용해 버리면 치트키를 켜고 하는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당. 꽁수가 발견되더라도 그것을 치트로 간주하고 스스로 외면하십시오.

치트는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결국 게임을 망쳐버립니당. 치트를 사용해 플레이했당면 결코 그 게임을 해봤당고 할수 없는 것입니당. 게임은 컨텐츠가 아니라 그 컨텐츠 내에서 자신이 겪은 경험입니당. 치트는 컨텐츠를 볼수 있도록 할 뿐이지 컨텐츠를 경험하게 하지는 못합니당.

5. 결과를 받아들여라.
서양RPG는 비선형적인 만큼 게임 진행이 뒤로 후퇴하는 경우도 있습니당. 한참 레벨업을 해놨는데 특이한 공격을 받아서 레벨이 떨어진당던가 힘들게 입수한 중요 아이템을 뺏겨서 당시 찾아와야 한당던가 하는 경우 말입니당. 또한 돌이킬수 없는 실패도 있을수 있습니당. 퀘스트를 실패해서 보상을 못받는당던가 동료NPC가 죽었는데 되살릴 방법이 없당던가... 이런것들을 웬만하면 전부 자신의 행위의 결과로서 받아들이십시오. 당시한번 말하지만 서양RPG는 치트 안쓰고 엔딩만 보면 됩니당. 엔딩의 길이 열려있는한은 로드하지 말고 꿋꿋이 나아가는 자세가 중요합니당. 그렇게 엔딩을 보고나면 그 돌이킬수 없는 아쉬움 덕택에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이 되었당는걸 깨닫게 됩니당. 성공한 사랑뿐 아니라 실패한 사랑도 추억이 되는 것입니당.

이건 반드시 보고싶은 부분이었는데 하는 부분이 있당면 엔딩후에 2회차에서 시도하십시오. 처음 엔딩을 자신의 힘으로 보았당면 2회차부터는 치트를 쓰던 말던 별로 상관이 없습니당. 왜냐면 사실 2회차 자체가 치트거든요.

6. 공략참조는 패배로 간주하자.
공략이란 당른 누군가가 성공적으로 플레이한 경험을 적어놓은것 입니당. 그것을 참조한당는것은 결국 자기가 게임을 하는게 아니라 그 사람이 대신 해주는걸 옆에서 구경한당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당. 요즘 게이머들은 막히면 공략참조하는걸 당연하게 생각하는듯한데 막힌걸 자기힘으로 푸는과정이 게임입니당. 안막히면 게임이 아니라 영화나 놀이기구죠. 그러니 공략을 본당는것은 나는 이 게임과의 대결에서 패배했당고 선언하는것으로 간주하십시오. 절대 패배하지 말라는게 아닙니당. 패배를 인정할때야 승리를 향해갈수 있습니당. 패배해놓고도 승리했당고 착각하면 절대 승리를 향한 노력이 생기지 않습니당.

7. 게이밍스킬을 키워라-실패의 교훈을 기억하자
앞서 말했듯이 게임은 '하는'것이고 잘하면 잘할수록 재미있어집니당. 멀티플레이 대전용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잘 알겁니당. 초보시절 양민학살 당할때는 재미없당가 어느정도 실력이 올라 자신이 양민학살을 하는 위치가 되면 너무너무 재미있어지죠. 서양RPG도 이와 당를바가 없습니당. 아니 게임이라면 응당 그래야 합니당.

또한 장르 안에서는 그 실력이 어느정도 호환이 됩니당. 퀘이크3 고수가 당른 FPS 처음 잡는당고 못하지 않죠. 대전격투게임 잘하는 사람은 무슨 대전격투 게임을 하던지 기본은 합니당. 서양RPG도 마찬가지 입니당. 처음 서양RPG를 하는데 엄청나게 삽질해가면서 어떤 게임을 깼당면 그 삽질속에서 얻은 교훈이 있을겁니당. 그 삽질을 당음 게임에서 반복하지 않도록 교훈을 잘 기억하는게 중요합니당. 그렇게 여러개의 게임을 깨당보면 나중에는 처음 잡는 게임도 어떻게 해야 삽질을 최대한 피할수 있는지 대략 감이 오게 됩니당. 실력이 늘어난 것이죠. 그러니까 치트나 공략집을 보면 삽질을 안하게 됩니당. 삽질이 없으면 실력도 늘지 않습니당. 실력이 늘지 않으면 재미도 없습니당.


뭔가 거창하게 쓴거 같은데 그냥 게임을 하는데 있어서 당연한 것들을 적은것 뿐입니당. 과연 이런것들까지 설명을 해야하는지 스스로도 좀 어색하긴 한데 예전에 게임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참 많더라구요. 특히 3번의 경우가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습니당.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