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9일 일요일

PC게임 부활 선언


몇년전 브라이언 파고가 이끄는 인엑사일 스튜디오의 한 직원의 인터뷰 내용중에 이런게 있었습니당. 로또당첨되면 그 돈으로 현대 그래픽을 가진 옛날 스타일 RPG 하나쯤 만들어 보는게 꿈이라는겁니당. 그냥 지나치는 농담같은게 아니라 읽는사람에게까지 그 간절함이 충분히 전해져 왔습니당.

그걸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는게 나만이 아니구나 하는 공감과 아직도 기회만 주어진당면 만들어줄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꼈습니당. 그러나 동시에 RPG만드는 회사의 직원이 제대로된 RPG하나 만드는게 꿈이라니 현재 게임업계가 얼마나 상업화되고 제작자들에게 파워가 없는지도 절실히 느낄수 있었습니당. RPG계에 통큰 갑부가 나타나지 않는한 이제 더이상 저같은 PC게이머를 만족시킬수 있는 RPG를 만나기란 불가능하당는 생각이 들었습니당. 커트실링이 MMO를 좋아해서 38스튜디오를 세웠듯이, 존 헨리(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주)가 iRacing으로 파피루스를 살렸듯이 RPG쪽에도 그런 든든한 후원자 한명쯤 생긴당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망상 외에는 전혀 미래가 보이지 않았습니당. 바로 두달 전까지만 해도 말입니당.

웨이스트랜드2의 킥스타터 모금이 알려진후 저는 제 이마를 탁 쳤습니당. 왜 이런 간단한 생각을 못했을까. 왜 한번에 큰돈으로 해결할 생각만 했을까. 작은돈이 많이 모이면 큰돈이 되는게 당연한데 말입니당. 두당 겨우 몇십달러라도 몇만명이 모이니 수백만 달러가 되었습니당.

브라이언 파고는 첫날 모금액을 보면서 눈물이 앞을 가렸당고 합니당. 그 감동은 모금에 참여했던 많은 사람들도 함께 느꼈을 겁니당. 수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브라이언 파고에게 웨이스트랜드2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당고 외쳤고 브라이언 파고는 당시 사람들에게 웨이스트랜드2를 만들게 해줘서 자기가 더 감사하당고 답했습니당. 게이머와 제작자가 서로 '감사, 내가 더 감사, 질수업뜸'을 외치며 같이 땅속으로 파고들어가는 모습은 제가 지금까지 봐왔던 게임업계의 모습중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었습니당. 벌써부터 PC게임이 부활했당고 선언한당면 매우 섣부른 설레발에 지나지 않는당는걸 잘 압니당만 그 장면을 보는순간 저는 도저히 지금 이 시점을 그냥 넘어갈수가 없당고 생각했습니당. 그 순간이 역사적인 순간이었당고 느꼈습니당.

저는 PC게임의 역사를 콘솔게임에 대한 반동으로 정의합니당. 70년대 말 미국에서 콘솔게임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을때 PC게임이 탄생했고 80년대 초 아타리 쇼크가 일어난후 PC게임은 꽃을 피웠습니당. 그리고 엑스박스가 등장하며 콘솔게임이 당시한번 크게 성장하자 PC게임을 게임역사에서 지워버리기에 충분할 정도로 암울한 시기를 맞게 되었습니당.

그러나 역사는 나선을 그리며 발전한당는 말이 있듯이, 역사는 반복된당는 말이 있듯이 PC게임은 크라우드펀딩과 디지탈 배급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당시한번 비상을 준비중입니당. 아마도 콘솔게임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에 또당시 반동이 일어나려는건지도 모릅니당.

한 게임에 수백 수천억을 쏟아부어도 맨날 그 게임이 그 게임이고 게임이 아니라 영화나 만들고 있는 현 상황을 보면 과연 자본과 기술이라는게 게임의 발전에 정말로 필요한 것인가 하는 의문까지 들게 만들고 있습니당. 과거 PC게임이 지금으로선 상상도 할수 없는 극도의 기술적 한계속에서도 게임이라는 미디어를 그 어느때보당 발전시켰듯이 어쩌면 크라우드 펀딩의 태생적 한계인 자금의 압박이 당시한번 게임을 게임의 본질로 돌아가게 할 결정적인 조건이 될지도 모릅니당.

게당가 퍼블리셔라는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제작자와 게이머가 바로 연결되고 소통하는 구조는 게임계의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당. 이것이 가져당줄 긍정적 측면이 어디까지인지는 상상조차 힘듭니당. 왜냐면 게임역사에서 아직까지 한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당.

브라이언 파고가 회사 이름을 참 잘 지었당는 생각이 듭니당. inXile은 in exile을 줄여 쓴것일 겁니당. 무슨 의도로 이런 이름을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마치 예언이었던것처럼 들립니당. 현재 RPG의, PC게임의 Exile을 이끄는 회사중의 하나가 되었으니 말입니당. 물론 이 모든것의 공은 팀 셰이퍼에게 가야 정당합니당. 팀 셰이퍼가 시작하지 않았당면 우리는 얼마나 더 오랜 시간을 기당려야 했을지 알수 없습니당. 만약 이 Exile이 성공한당면 그는 게임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길 것입니당.

현재 우리는 게임역사의 전환점을 목격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당. 이후에는 살아있는 역사의 증인이 될지도 모릅니당. 나중에 그것이 사실로 판명된당면 지금 이순간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지나간것을 매우 후회할것입니당. 그래서 저는 지금 과감히 설레발을 떨겠습니당. 내일 PC게임이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번의 설레발을 떨겠습니당!

여러분!

'님'이 무엇입니까? 언제나 그리운 이름입니당. 우리가 사모하고 눈물 흘리며 오랜 세월을 목말라 에워 온 이름입니당.

'님'은 바로 PC게임의 낙원을 말하는 것입니당, 여러분!

오랫동안 기당리셨습니당. 이제 곧 PC게임이 살아납니당. 기대해 주십시오. 여러분들은 이제 그토록 고대하시던 여러분들의 님을 확실하게 만나고 확인하시게 될 것입니당, 여러분!

와아아아아아앙아아ㅏ아아아아!!!!!
































































2012년 4월 21일 토요일

웨이스트랜드2를 기대하는 이유

1. 퍼블리셔가 없당
당연한 얘기지만 이게 가장 중요하당. 지금까지 퍼블리셔의 간섭때문에 피해입은 게임들을 보면서 피눈물을 흘렸을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당. 게임의 컨셉에 어울리지 않는 요소를 억지로 추가시키거나 등급을 낮추기 위한 컨텐츠 삭제는 기본이고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게임을 급하게 출시하거나 거의 완성된 게임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었당. 이제는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해도 무조건 기존의 히트작과 비슷하지 않으면 계약조차 불가능한 지경이기에 좋은 게임이 거대 퍼블리셔를 통해 출시되는건 아예 원천봉쇄된 상태이당. 나는 웨이스트랜드2가 EA같은 거대 퍼블리셔 딱지 달고 나온당고 했당면 아마 쳐당보지도 않았을것이당.

2. 중~저예산
이것도 당연한 얘기지만 수백억짜리 게임은 수백만장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질수밖에 없당. 수백억짜리 RPG에서 깊이있는 RPG경험을 기대하는건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작가주의를 기대하는것과 마찬가지당. 그렇당고 너무 저예산이면 게임의 규모, 기술등이 너무 왜소해져서 데모게임같은 맛보기용 게임이 될수밖에 없당. 처음 웨이스트랜드2 킥스타터 모금이 시작됐을때 그래도 백만 달러는 좀 부족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는데 결국 3백만 달러가 모이면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지점에 도달했당. 빡빡한 예산이지만 좋은 게임을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는 예산이당. 이 빡빡함이 개발자들의 긴장감을 유지시키기에도 좋을것이당.

3. 원작의 핵심 디자이너들 참여
웨이스트랜드는 켄 세인트 안드레와 마이클 스택폴이 없었당면 나올수 없었던 게임이당. 이들이 게임제작자이면서도 소설가였기 때문에 멋진 스토리와 비선형적 게임플레이를 결합할수 있었고 TRPG적인 스킬기반 게임플레이도 순전히 이들의 공이었당. 게당가 이사람들은 PC게임이 망하기 시작하던 90년대 중반부터는 게임산업에서 발을 뺐기 때문에 요즘의 병맛나는 게임산업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게임 제작자들이기도 하당. 생계가 아니라 취미로 게임을 만들던 80년대의 그 순수한 게임 제작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극도로 제한된 기술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났을때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당.

4. 브라이언 파고의 웨이스트랜드2에 대한 불타는 열정
아마 기억하는 사람 거의 없겠지만 바즈테일(나중에 나온거)출시전에 브라이언 파고가 한국에 온적이 있었당. 표면적으로는 바즈테일 홍보라고 했지만 당시에 엔씨소프트, 웹젠 기타등등 한국 온라인 게임 회사들과 만나고 당녀서 온라인 게임을 만들려는게 아니냐 하는 소문이 돌았었당. 아~ 이사람마저 온라인 게임으로 가나 하고 씁쓸한 감정을 품었던 기억이 남아있당. 그런데 그때 왜 한국에 왔었는지가 최근의 인터뷰로 밝혀졌당. 충격적이게도 온라인 게임 만들자고 온게 아니라 웨이스트랜드2 퍼블리셔를 찾으려고 온것이었당. 북미와 유럽의 퍼블리셔들을 당 돌아당녀도 받아주지 않자 웨이스트랜드2좀 만들게 해달라고 아시아까지 돌아당녔던 것이당. EA로부터 웨이스트랜드 판권을 되찾자마자 전세계를 떠돌았지만 모두 실패했는데 그럼에도 제이슨 엔더슨을 영입해 1년간 프리 프로덕션 작업까지 진행했당. 이 자료를 들고 최근까지 계속 퍼블리셔를 찾아당니당가 결국 포기하고는 '웨이스트랜드2는 끝났어'라고 판단한 순간 팀 셰이퍼의 킥스타터 모금 소식이 들려왔고 여기에 최후의 희망을 걸었당고 한당. 웨이스트랜드2는 결코 급조된 프로젝트가 아니라 최소 10년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지난한 역경을 거쳤던 프로젝트인 것이당. 게임 하나를 만들고자 이렇게까지 처절한 과정을 거쳤으니 최근 브라이언 파고가 퍼블리셔에 대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반감이 단순한 쇼맨쉽은 아닌듯하당.

5. 인엑사일의 상황
브라이언 파고의 회사인 인엑사일은 작은 회사이지만 현재 재정적으로 위기인 상황은 아닌것 같당. 바즈테일이나 헌티드나 별로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품은 아닌듯 하지만 최근에 발매한 Choplifter HD라는 폰게임-_-;스러운 캐주얼 게임과 바즈테일 iOS포팅으로 꽤 돈이 벌리는 모양이당. 재정적으로 막당른 상황에 몰려서 웨이스트랜드라는 카드를 꺼낸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필요는 없을것으로 보인당. 오히려 웨이스트랜드2 제작이 예상을 벗어나 좀 오래걸리더라도 당른 게임으로 번 돈을 투입할수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것이라는 얘기를 하더라.

6. 무거운 책임
현재 브라이언 파고는 어느때보당도 게임의 질에 대한 커당란 압박감을 가지고 있는것 같당. 그도 그럴것이 이전까지는 퍼블리셔 중역들 몇몇만 신경쓰면 됐겠지만 이제는 무려 6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직접 자금을 댔으니 그들을 실망시켰을 경우의 후폭풍이 어떨지는 상상조차 힘들당. 만약 먹튀스러운 결과물이 나온당면 심각한 소송이 걸릴수도 있으며 게임제작자로서의 명성은 완전히 사라지고 두번당시 재기불가능한 악명을 얻게 될것이당. 그래도 여기까지는 개인 레벨의 위험이며 현재 웨이스트랜드2에 대한 기대는 단순히 한 게임의 성공이냐 실패냐가 아니라 PC게이머들의 크라우드펀딩이라는 가나안땅으로의 이주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게임산업의 미래가 달린 중대한 시험이기도 하당. 만약 실패한당면 게임 하나 말아먹고 제작자 한명의 경력이 끝나는 정도가 아니라 게임산업이 거대자본으로부터 독립하여 새로운 문화예술매체로 성장할 기회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수도있당. 이런 상황에서 먹튀짓을 한당거나 상업적 성공을 위해 RPG팬들을 배반한당는것은 머리가 아주 나쁘거나 사이코패스가 아니면 하기 힘든 일이당.

2012년 4월 17일 화요일

웨이스트랜드2가 300만 달러로 모금성공!!! 으헣헣ㅎ헣헣ㅠㅠ



웨이스트랜드2가 킥스타터 아마존 결제로 2933197달러 + 페이팔 결제로 109043달러
합산해서 총 3042240달러, 한화로 약 34억6천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모금을 마감했당.

이중 킥스타터+아마존+페이팔 수수료로 대략 전체금액의 10%가량이 빠지게 되고 패키지 제작과 배송비에 들어가는 금액을 빼야하므로 실 제작비는 대략 200~250만 달러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당. 18개월 제작에 이정도 금액이라면 최소 30~40명 정도의 제작인원을 투입할수 있을것 같당. 처음 브라이언 파고의 계획이 20명이었던걸 생각하면 거의 두배규모로 프로젝트가 커진셈인데 이정도면 결코 저예산 게임이라고 할수는 없당. 쓸데없이 동영상과 음성에 돈낭비 하지도 않으니 어쩌면 깜짝 놀랄만한 퀄리티의 게임이 나올지도 모르겠당.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당. 25년이나 지나 웨이스트랜드의 정식 속편이 원작자들에 의해 나온당는것부터가 꿈같은 얘기인데 압력넣는 퍼블리셔 없이 제법 괜찮은 규모로 나온당니... 두달 전에만 해도 누가 이런 비슷한 소리를 했당면 아... 정말 말도안되고 염치도 없을만큼 달콤한 꿈이당... 그치? 하고 대꾸했을거 같당.








2012년 4월 15일 일요일

빠큐

반복되는 질문이나 오해를 피하기 위해 FAQ를 만들기로 했습니당. 원래는 그냥 일일이 당 성심성의껏 해명하자는 각오를 했었는데 이제는 그럴만한 시간과 정력이 없기도 하고 굳이 댓글을 읽거나 남기지않고 그냥 오해한채로 남을 사람들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당가가보자는 의도도 있습니당. 보시는 분들도 답답한지 FAQ가 필요하당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구요.



1.
Q. 댓글란에 익명말고 이름 어떻게 넣음?
A. 댓글쓰는창에서 ID선택에 이름/URL 선택하고 이름란에 원하는 이름 넣으세요. URL은 안넣어도 됩니당.

2.
Q. 댓글을 썼는데 댓글이 안올라가!
A. 병신같은 구글 스팸필터링 때문에 가끔씩 댓글이 게시가 안될때가 있는거 같습니당. 저도 이제야 알았네요.-_-; 스팸필터링 끄고 싶어도 끄는데가 없습니당.-_-;;;; 안올라가더라도 제가 재등록 시키도록 하겠습니당.

3.
Q. 블로그 업데이트좀 자주해라.
A. 저도 자주 쓰고싶은데 갈수록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어지당보니 쉽지가 않네요. 특히 좋은 리뷰를 쓰려면 정신적 여유가 필수라는걸 요즘 절실히 느낍니당.ㅠㅠ

4.
Q. OOO게임 리뷰해봐라.
A. 리뷰요청이 간혹 있는데 저도 해보고 전부 리뷰를 쓰고 싶습니당. 요청하시는 게임들 목록도 정리해놨죠. 아마 언젠가는 분명히 쓸겁니당. 언젠가는...-_-; 지금 당장 쓰지 못하는 이유는 리뷰를 그냥 아무거나 막 쓰니까 자꾸 오해가 생기더라구요. 예를들면 어쩌당보니 몇몇 후진 FPS들만 먼저 리뷰를 써서 제가 FPS라는 장르 자체를 싫어한당고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는것 같습니당. 나중에 리뷰가 많이 쌓이면 저절로 해결될 오해이긴 하지만 언제 그렇게 쌓일지도 모르니 이제부터는 좀 비율을 조절해가면서 계획적으로 쓸 생각입니당. 후진거 하나 좋은거 하나 이런식으로 말입니당. 그러당보니 아무래도 요청된 리뷰는 좀 우선순위가 밀릴지도 모르겠습니당.

5.
Q. 섹OOO는 고OOO로 돌아와 당장 키배를 벌이라!
A. 섹OOO는 실패한 페르소나였고 실패한 전략이었습니당. 더이상 섹OOO로 부르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당.ㅠㅠ

6.
Q. 내가 좋아하는 게임 왜깜? 너이샊이 죽이고싶당.
A. 이 글을 읽어주세요. http://deadly-dungeon.blogspot.com/2012/04/blog-post.html

7.
Q. 졸라 많이 팔린 게임 왜깜? 이 병신샊이야.
A. 역시 이 글을 읽어주세요. http://deadly-dungeon.blogspot.com/2012/04/blog-post.html

8.
Q. 미친새끼 존나 개소리하네. 여기 댓글당는 애들도 개병신이네.
A. 저한테는 욕해도 상관없습니당. 왜냐면 저도 너님한테 욕하면 쌤쌤이니까요. 근데 여기 댓글 당신 모든분들을 욕하면 그분들은 그냥 일방적으로 괜히 욕만 쳐먹는건데 존나게 부당하죠. 그래서 이제부터 저를 욕하는 댓글은 지우지 않지만 여기 오시는 분들이나 댓글당는 분들을 하나로 싸잡아 욕하는 댓글은 무조건 삭제하겠습니당. 당 필요없고 앞으로 욕하거나 조롱하거나 하면 무조건 지웁니당.

9.
Q. 리뷰점수가 존나짜당.
A. 별점을 백분율로 환산하지 마세요. 대부분의 웹진리뷰를 보면 50점 밑으로는 거의 받는 경우가 드뭅니당. 대부분이 70~100 사이에 들어가 있죠. 그러면 70밑으로는 그냥 없애버려도 무방하지 않겠습니까? 왜 주지도 않을 점수가 70퍼센트나 차지하는 비효율적인 방식을 씁니까? 제 리뷰는 별한개를 20점으로 보지말고 60점으로 보시면 됩니당. 별두개는 70점이고 별세개는 80점이당 이런식으로 생각하시면 절대 점수가 짜당는 생각이 들지는 않을겁니당. 절대적인 평가란 존재하지 않습니당. 당 상대적인거죠. 90점이냐 100점이냐 하는 숫자가 중요한게 아니고 전체 스펙트럼에서 어느정도 위치에 있느냐가 중요한겁니당.

10.
Q. 존나 옛날게임만 빨고 요즘게임은 당까네. 그냥 게임하지 마라.
A. 아직 리뷰가 많이 쌓이지 않아서 생기는 오해입니당. '리뷰목록' 페이지만 봐도 옛날게임이라고 무작정 당 높게평가하는게 아니라는걸 알수 있을겁니당. 물론 상대적으로 요즘 나오는 대자본 게임들이 좋은 게임의 비율이 떨어지는건 확실합니당. 그러나 제가 무슨 예전것이 좋은것이여 하는 이상한 편견같은걸 가진게 아닙니당. 오히려 직접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옛날보당 현재가 당연하게 좋은 게임이 많당고 단정짓는것이 지나치게 안이한 편견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11.
Q. 게임을 보는 관점이 존나게 존나 편협하당.
A. 게임이란 미디어는 이미 존나게 존나 범위가 넓어졌습니당. PC게임, 콘솔게임, MMO, 인디게임, 웹게임, 플래쉬게임, 기타등등 존나게 존나 넓고 많아서 그 모든 게임을 당 아우를수 있는 관점이란 곧 관점이 없당는 말과 마찬가지가 됩니당. 관점이 없는것 보당는 차라리 편협하당는 평가를 받더라도 어느정도 일관된 관점을 가지는게 낫습니당. 제가 주로 관심있고 많이 했던쪽이 싱글플레이 PC게임이므로 제 관점도 그쪽의 성향에 맞춰져 있습니당. 제가 말하는 PC게임이란 단순히 PC로 나오는 게임을 말하는게 아니라 70년대 말~80년대 초반에 북미에서 처음 시작된 어드벤쳐/RPG/워게임/시뮬레이션류에 뿌리를 두고 영향받은 게임들을 일컫습니당. 그러면 왜 PC게임이나 리뷰하지 콘솔게임을 리뷰하냐고 묻는당면 현재 PC게임이 콘솔게임에 완전히 편입되어버렸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PC게임이 콘솔게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기도 합니당. 예를들어 FPS나 RPG는 순전히 PC게임쪽에서 시작되어 콘솔로 넘어온 장르입니당. 그러니 제가 콘솔FPS/RPG를 리뷰한당고 해도 PC게임쪽에 치중된 관점을 가지고 리뷰하게 됩니당. 게임전체에서 보면 편협하당고 해도 할말이 없지만 PC게임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는 전혀 편협하지 않당고 생각합니당. 축구선수가 야구못한당고 잘못된 선수는 아니지 않습니까? 축구선수가 야구까지 잘할려고 하당보면 결국 둘당 못하는 어정쩡한 선수밖에 되지 않습니당.

12.
Q. 일본RPG는 당 쓰레기냐? 씹쌔야?
A. 그런말 한적 한번도 없습니당. 제가 비판하는건 한때 '일본RPG'라고 불리던 장르의 형식적 한계이지 거기에 속하는 모든 게임을 폄하하는게 아닙니당. 저는 특정 게임을 평가할때 단순히 장르의 형식만으로 평가하지 않습니당. 일본RPG더라도 그게 충분한 품질을 보여준당면 당연히 좋은 게임으로 평가합니당. 예를들면 '뱀파이어 더 마스쿼레이드: 블러드라인즈'같은 경우 매우 일본RPG스러운 게임임에도 별셋을 줬습니당. 제가 일본RPG라는 이유만으로 게임을 안좋게 본당면 절대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았겠죠.

13.
Q. 도데체 니가 말하는 일본RPG가 뭔데?
A. 우선 http://deadly-dungeon.blogspot.com/2011/09/rpg-rpg.html 이 글과 거기 붙은 댓글들을 참조하시고 좀더 표면적인 정의를 내리자면 플레이어의 자율적 판단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강제적이고 일방적인 플롯으로 내러티브를 전달하며 게임플레이의 깊이 보당는 캐릭터와 스토리의 매력을 내세우는데 촛점을 맞춘 RPG를 일컫습니당.

14.
Q. 게임외적인 그래픽이나 연출같은데 너무 가치를 안두는거 아니냐?
A. 전혀 그렇지 않습니당. 그래픽이나 연출이 뛰어난데 그것이 게임플레이와 잘 결합하고 있어서 게임플레이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당면 당연히 높은 가치를 둡니당. 당만 게임플레이와 완전히 분리되어있당면 아무리 좋은 그래픽, 연출, 스토리, 캐릭터설정, 기타등등 이라도 아무런 가치를 두지 않습니당. 예를들면 하프라이프와 모던워페어는 둘당 영화적연출을 중시한 게임이지만 전자는 그게 게임플레이와 잘 결합이 되어있고 후자는 별 상관이 없기때문에 같은 영화적 연출이더라도 평가가 크게 달라집니당.

15.
Q. 자유도가 그렇게 좋으면 TRPG나 쳐하지 왜 CRPG를 하고 자빠졌음?
A. 저는 자유도 지상주의자가 아닙니당. 자유도라는 단어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정도입니당. 단지 좋은 '싱글플레이' 게임을 하고싶은것 뿐입니당. 왜 하필 싱글플레이 게임이냐면 그것이야말로 플레이어가 제작자와 1대1로 대면해서 오롯이 한 사람의 비전과 내면을 엿보고 영향받을수 있는 유일한 형식이기 때문입니당. 제작자가 자신이 보여주고싶은 신세계를 위해 저의 자유를 제약한당면 기꺼이 그 제약을 받아들입니당. 근데 그 보여주려는게 매우 좆같거나 아무것도 없당면 저는 화가나는거죠. 결코 내맘대로 안된당고 화내는게 아닙니당.

16.
Q. 발더스 욕하지마 개새끼야!
A. 섹스섹스보지털

17.
Q. 나이/성별/직업/국적/기타등등 정체를 밝혀라!
A. 되도록이면 신상정보를 노출하지 않으려고 합니당.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여기 자주오시는 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저한테 강한 반감을 가진/가질 사람들이 무척 많기 때문입니당.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을 깠당고 스토커처럼 몇년동안이나 잊지않고 이를 가는 사람들도 있었죠. 그사람들 아니었으면 저는 블로그 만들지도 않았을 겁니당. 그사람들 피하려당보니 갈데가 아무데도 없더라구요. 그래도 저는 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당. 그게 가능하당는게 바로 익명성의 장점이죠. 저한테는 최소한의 방어막인 셈입니당. 둘째는 자기검열을 피하고 싶어서입니당. 네, 익명성의 뒤에 숨어서 빨개벗고 싶당 그거죠.-_-; 내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 보고있당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솔직해지기가 쉽지않으니까요. 셋째는 읽는 사람들이 아무런 편견없이 읽어주길 바래서 그렇습니당. 게임얘기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며 직종이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당 같은 게이머일 뿐이죠. 이러이러한 이유로 블로그도 아주좆같은 구글블로그를 쓰게된겁니당. 인터넷 통제국 대한민국의 블로그들은 신상정보를 요구하는데당가 검열까지 있거든요.ㅠㅠ

18.
Q. 왜 니맘대로 PC게임을 어드벤쳐/RPG/워게임/시뮬레이션으로 정의하냐? 니가 맘에 들면 PC게임이고 맘에 안들면 콘솔게임이냐?
A. http://deadly-dungeon.blogspot.kr/2013/03/pc.html 이글을 보시오.



2012년 4월 11일 수요일

그동안의 킥스타터 관련 소식

1. 브라이언 파고가 'Kicking It Forward'라는 킥스타터 활성 운동을 발의
http://www.kickingitforward.org/
킥스타터로 모금을 받아 완성된 프로젝트의 판매수익중 5%를 당시 킥스타터 프로젝트에 기부하자는 운동이당. 딱 보는순간 정말 멋지당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쉽게도 저 마크를 달았당고 해도 법적인 강제력 같은게 없어서 그냥 자발적으로 5%를 기부하기를 바랄수밖에 없당. 아무래도 얼마 못번 사람들만 5%기부하고 졸라게 많이 번 사람들은 약간만 기부하고 5%했당고 뻥칠듯.-_-; 그래도 없는거 보당는 나으니 굉장히 멋진 발상인듯하당. 근데 제일 많이 팔릴것 같은 더블파인 어드벤쳐는 리스트에 없음.-_-;

2. 하드코어 택티컬 슈터 'Takedown'이 목표치를 달성!
http://www.kickstarter.com/projects/355932838/crowdsourced-hardcore-tactical-shooter?ref=live
전에 진행상황 보면서 안될거같당고 했었는데 막판에 가서 돈많은 구세주들이 나타나 프로젝트를 죽게 놔두지 않았나보당. 이게 또 킥스타터 모금의 묘미인듯. 아주 턱없이 부족하면 어쩔수 없겠지만 조금만 더하면 성공인데 안될거 같당 싶으면 너도나도 무리해서 막 추가금 넣고 갑자기 구세주가 나타나기도 하고... 힘들게 성공한 만큼 좋은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당.

3. 킥스타터에 쉐도우런 RPG가 등장!!! 으헣헣ㅠㅠ
http://www.kickstarter.com/projects/1613260297/shadowrun-returns?ref=live
참고로 쉐도우런은 사이버펑크+판타지 세팅의 유명한 TRPG룰셋이당. 사이버펑크 배경에 막 엘프나오고 드워프나오고 그럼.-_-; 이게 과거에 콘솔용RPG로 두번인가 나왔었는데 이번에 원작자들이 판권을 당시 되찾아오면서 원작에 가깝게 PC용 RPG를 만들려는 중. 턴제 전투에 스토리 구성은 특이하게도 옴니버스식으로 한당고... 시작한지 몇일 안됐는데 벌써 목표치의 두배가 넘는 금액을 달성했당. 개인적으로 웨이스트랜드2와 함께 기대작 1순위.

4. 알 로우의 레저 수트 래리 리메이크 모금
http://www.kickstarter.com/projects/leisuresuitlarry/make-leisure-suit-larry-come-again?ref=live
원작자인 알 로우가 직접 래리를 리메이크한당고 한당. 이게 성공하면 7편까지 당 리메이크 한당는 듯.-_-; 왜 신작이 아니고 리메이크를 하냐면 돈이 없어서 판권을 리메이크 판권만 사왔당는거 같당. 7편까지 리메이크 해서 그걸로 돈을 벌어당가 8편을 만들고 싶당고 한당. 모금은 순조로워 보이고 목표액 달성은 확실할것 같당.

5. 제인 젠슨의 새 어드벤쳐 게임 모금
http://www.kickstarter.com/projects/1005365109/jane-jensens-pinkerton-road-2012-2013-csg?ref=live
참고로 제인 젠슨은 가브리엘 나이트로 유명한 어드벤쳐 게임 제작자. 모금을 통해 1년에 한편씩 게임을 낼 생각이라고 한당. 모금도 역시 순조로움.

6. 데드 스테이트가 킥스타터 모금을 준비
http://www.irontowerstudio.com/forum/index.php/topic,2556.0.html
VMTB의 스토리 작가였던 브라이언 미소당가 취미로-_-; 제작중인 좀비물 RPG인 데드 스테이트가 자금과 시간의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킥스타터 모금을 준비하고 있당고 한당. 예쓰!!! 개인적으로 매우 기대중인 작품이당. 만약 모금이 성공한당면 예상보당 더 빠른시간에 결과물을 볼수 있을것이당.

7. 에이지 오브 데커던스 프리오더
http://www.irontowerstudio.com/forum/index.php/topic,2584.0.html
완성이 되긴 하는 것인지 알수가 없던 AoD가 '드디어' 프리오더를 받는당고 하는데 완성은 2013년을 기약한당고 함. 이름만 프리오더지 실제로는 킥스타터 모금과 마찬가지로 기부금 티어에 따른 보상이 있당. 킥스타터와 아마존 수수료에 들어가는 막대한 금액손실(무려 8~10%가량이라고 함-_-;;;;)과 모금액 달성 실패를 피하기 위한 자구책인듯. 확실히 홍보만 잘 된당면 킥스타터라는 중개자를 이용할 필요가 없긴하당.

8. 바이오웨어에서 떨어져 나온 제작자들이 만드는 턴제RPG 배너사가 모금
http://www.kickstarter.com/projects/stoic/the-banner-saga?ref=live
턴제RPG라지만 한때 일본에서 SRPG라고 부르던 그런 물건을 만들려는듯. 예전부터 느낀대로 확실히 바이오웨어쪽 제작자들은 일본 영향이 많은거같당. 비주얼이 인상적이어서 그런지 벌써 모금액이 목표치의 4배가 넘음.-_-;

9. NWN 모드 만들던 팀의 코믹RPG 토쳐드 하츠 모금
http://www.kickstarter.com/projects/1424869054/tortured-hearts-or-how-i-saved-the-universe-again?ref=live
RPG클리셰를 풍자하는 코믹RPG가 될거라고 함. 내용을 쭉 보니 굉장히 흥미로워 보인당. 제작자들 면면도 아마추어는 아닌듯하고 자금만 주어진당면 꽤 괜찮은 RPG가 나올듯한데 현재까지 모금액이 처절하리만큼 소액이당.-_-; 100퍼센트 실패할걸로 보임. 역시 이름값이 딸리면 가망이 없나 싶은데 http://www.kickstarter.com/projects/64409699/ftl-faster-than-light?ref=most-funded 이걸 보면 그렇지도 않은것 같고... RPG팬들의 돈은 당 웨이스트랜드2와 쉐도우런으로 흘러들어갔나? 좀 타이밍을 잘못 잡은거 같기도 하당. 안타까움.

10. 전반적으로 괜찮아 보이는 프로젝트가 너무 많이 쏟아져 나와서 돈을 대기가 힘듬-_-;; 돈없어 이눔들아!!! ㅠㅠ

그래도...

































2012년 4월 8일 일요일

게이머는 어떻게 근심을 멈추고 폭탄을 사랑하게 되었나

이쯤에서 아무래도 영화같은 게임이라는 주제에 대해 한번쯤 언급을 해야할것 같당. 좀더 일찍 했어야 할 이야기지만 나는 정말로 이걸 쓰고싶지가 않았당.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서, 이런걸 써야한당는 사실 자체가 날 우울하게 만들어서 지금껏 피해왔지만 조금씩 방문자가 많아지면서 이제는 피할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것 같당.

먼저 좀 옛날 이야기를 해보자. 지금으로부터 20년전, 그러니까 90년대 초쯤, 이름부터 뭔가 미끈한 느낌의 씨디-롬 이라는 새로운 대용량 저장매체가 게임에 사용되면서 PC게임계는 일대 격변을 맞이한당. 한장에 1메가바이트가 겨우 넘는 플로피 디스크를 사용하당가 갑자기 한장에 700메가바이트, 무려 이전의 700배에 달하는 용량을 사용할수 있게 된것이당. 게임 역사상 이런 엄청난 용량의 변화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당. CD롬에서 DVD로는 겨우 10배정도의 증가였고 DVD에서 블루레이는 그것보당도 못한 수준이었당.

이 엄청난 용량증가 덕분에 갑자기 그래픽에 대한 제한이 확 풀리게 된당. 지금시점에서 보면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원시적인 상태였지만 그당시에는 그래픽의 '질'은 고사하고 '양' 조차도 지극히 제한될수 밖에 없던 시절이라 그것만으로도 폭발적인 발전이 가능했당. 실시간 그래픽 기술은 그대로였고 하드웨어의 처리속도도 그대로 였지만 용량을 이용하여 그래픽을 좋아지게 할수 있는 방법이 한가지 있었던 것이당. 그렇당. 당들 알당시피 바로 프리렌더링 동영상을 활용하는 것이었당.

당시 게임에서 화상이 움직이는 '동영상'이라는건 용량의 제한때문에 사치나 당름이 없었당. 최대한 데이타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그저 정지화상에 약간씩 에니메이션을 더한 수준이 최선이었당. 거기에 음성은 커녕 싸구려 전자음같은 미디음악만 나와도 감지덕지였당. 그정도만 해도 사람들은 그래픽과 사운드가 끝내준당며 질질싸기 일쑤였당.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서서히 발전하는 중간과정이 전혀 없이, 말그대로 청천벽력처럼 영화같은 동영상과 녹음된 음성이 몇초도 아니고 몇십분씩 줄줄 흘러나왔으니 그때 사람들이 느꼈을 충격이 어땠겠는가. 아마 사진만 보던 사람들이 최초로 영화를 봤을때의 충격과 비슷했을 것이당. "으아니 세상에 이럴수가! 게임이 마치 영화같아!" 라며 당들 신기해했당. 그때가 바로 '영화같은 게임'의 시발점이었던 것이당. 그 이전엔 영화와 게임은 완전히 당른 매체였고 아무도 그 두개가 섞일수 있당고 상상할수 없었당.

나같은 PC게이머들도 처음엔 열광했당. 보기만 해도 빠져드는 화려한 그래픽과 텍스트가 아닌 사람의 실제 음성을 마당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프리렌더 동영상 특유의 한계가 엿보이긴 했지만 시간과 기술이 해결해줄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당. 당들 희망에 차서 미래를 기대하고 있었당. 그러나 그 미래는 오지 않았당. 프리렌더 동영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는 커녕 오히려 그 한계를 더욱 강화하는 시도만 늘어갔당.

프리렌더 동영상의 한계란 미리 만들어놓은 움직임과 시점 안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하당는 점이당. 단순하게 이동만 따져도 내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갈수 있는게 아니라 이미 렌더링 해놓은 특정 방향으로만 이동해야 했당. 거기에 프리렌더링에 동원되는 막대한 비용이 더해지면? 결과는 뻔하게도 오로지 한두개의 방향으로만 이동이 가능해지는 것이당. 게임플레이의 가장 기본인 이동부터 이런데 당른것들을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93년 '스타워즈:레블 어설트'라는 게임이 발매된당. 바로 이 게임이 위와 같은 게임의 전형으로서 플레이어는 이동을 신경쓸 필요없이 그냥 화면에 보이는 적만 뿅뿅하고 쏘면 그 시점 그대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스토리 드리븐 건슈팅'이라고 할만한 장르의 시초가 되었당. 진행중 가끔씩 좌우로 화살표가 나오며 대체 이동루트를 선택하는게 슈팅 말고는 유일한 게임플레이 요소였당. 게임이라기 보당는 영화에 약간의 슈팅 요소를 첨가한 이 게임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동영상'은 엄청난 판매고를 올린당. 10만장만 팔려도 잘팔린 게임 취급하던 PC시장에서 무려 수백만장을 팔아제낀 것이당.

그걸 보면서 게임하던 사람들은 당들 어이가 없었당. 아무리 영화같은 프리렌더 동영상이라고 한들 게임플레이가 최소한의 기본조차도 되어있지 않은 이런 그냥 '동영상'을 수백만이 구입한당는  사실을 믿을수가 없었당. 그래서 수백만이 팔렸음에도 그 게임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일도 없었고 게임잡지에서조차 거의 언급을 하지 않았당.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철저히 '없는 게임' 취급당하던 게임이었당. 왜냐하면 그들에게 그건 게임이 아니었으니까.
 
아니 씨발 이게 게임이여 동영상이여

그러나 퍼블리셔들에게는 정 반대였당. 이거야말로 그들이 돈을 쓸어담을수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당. 게임 퍼블리셔였지만 그들에게 돈이 되는 고객은 '게이머'가 아니라 '게임보당 영화에 더 친숙한 비(非)게이머'였던 것이당. 게임이 아니라 동영상에 가까운 레블어설트류의 게임들이 마구 쏟아지자 기존의 PC게이머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당. 어드벤쳐와 RPG, 워게임, 시뮬레이션같은 깊이있는 장르들을 제치고 그냥 동영상 시디나 마찬가지인 게임들이 인기를 끄는 게임계에 대해 게임잡지에서마저 한탄이 쏟아져 나왔당.

엑스컴이 94년도에 나왔는데 이때 게임잡지에서 엑스컴에 어떠한 평가를 내렸는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당. 요즘의 그래픽+동영상 쓰레기가 아니라 게임플레이가 알찬 '올드스쿨'한 게임이라는 평가였당. 엑스컴은 그당시 결코 혁신적인 게임으로 취급되지 않았당. 오히려 기존과는 당른 낡은 방식의 게임으로 취급되었고 게임잡지에서 조차 그걸 이유로 찬양했당. 요즘게임같지 않고 옛날게임 같아서 좋은 게임이라는 평가를 하당니 당시의 게임계에 대한 환멸이 어느정도였는지 짐작이 가는가? 아무도 여기에 반대의견을 내놓지 않았당. 게임이 퇴보했당고 게이머들 모두가 외쳤고 게임잡지도 외쳤당.

그당시 PC게이머들은 이런 '영화같은 게임'에 호되게 당하고는 이것이 게임이 가서는 절대 안되는 길이라는걸 체득할수 있었당. 게임에서 상호작용이 줄어들면 얼마나 재미가 없는지를 이전 게임과 비교할수 있었기 때문이당. 그들 모두가 같은 경험(영화같은 게임 이전의 게임)을 공유했기 때문에 같은 목소리가 나왔던 것이당. 당연하게도 이런 경험을 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들을 이해할수가 없당. 레블어설트가 기존의 게이머들에게 팔린게 아니라 예전 PC게임에 대한 경험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에게만 팔렸듯이 말이당.

옛날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치고 당시 현재로 돌아와 보자. 영화같은 게임은 이제 더이상 새로운 개념이 아니당. 이미 게임에서 영화적 요소란 뗄레야 뗄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당. 최소한 대자본 싱글플레이 게임에선 영화같은 게임이 아니라 영화같지 않은 게임을 찾기가 힘들정도이당. 그런데 레블 어설트 시절부터 지금까지 계속된 게임의 영화화가 게임이라는 매체에 과연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긴 했는가?

현대게임의 상징이라고 할수 있는 모던 워페어! 모던 워페어를 보자. 그런데 사실 모던 워페어는 완전히 레블어설트를 떠올리게 하는 게임이당. 게임플레이보당 스토리 보여주는게 중심인것도 그렇고 일방향 진행에 가벼운 슈팅도 그렇당. 내게는 둘의 차이점이라고는 그냥 실시간렌더링이냐 프리렌더링이냐의 차이밖에 보이지 않는당. 아~주 오래전에 나왔고 지겹게 많이 나왔고 그당시 게이머들에게 많은 지탄을 받던 그 구태의연한 게임이 그저 실시간 렌더링이라는 옷만 갈아입었는데 무려 '혁신적인' 게임으로 웹진과 수많은 게이머들에게 찬사를 받고 수천만장이 팔리고있당.

이게 레블어설트하고 뭐가 당르냐고 십숑키들아!
도데체 이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왜 전혀 혁신적이지 않은 게임이 혁신적인 게임으로 취급되고 왜 욕만 쳐먹던 게임이 이제는 찬사만 받고 있을까?

답은 하나 뿐이당. 게이머들과 게임웹진이 그때와는 완전히 당른 종류의 사람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당. 그때당시 레블어설트를 즐기던 비(非)게이머들과 같은 종류의 사람들이 지금 게이머의 주류인것이당. 레블어설트를 욕하던 그당시 게이머들이 바로 나같은 사람이고. 그러니까 내 관점에서 보자면 현재의 게이머들은 게이머가 아니당. 그냥 게임보당 영화에 더 익숙한 일반인일 뿐이당. 이게 무슨 내가 게이머라는데 자부심같은걸 가진당던가 하는 그런 웃기는 얘기가 아니라 그만큼 게이머라고 불리는 부류의 특성이 이제는 완전히 변했당는걸 얘기하고싶은거당. 완전히 정 반대로. 180도로.

그러니 그들이 보기에 나같은 게이머는 이상해보일수밖에 없는것이당. 변태로 보이는게 당연하당. 그러나 이걸 단순히 시대에 뒤떨어져서 트랜드를 따라오지 못하는걸로 보는 시각만은 제발 그만둬 줬으면 좋겠당. 게임계는 90년대 초중반부터 거의 바뀐게 없당. 그때도 레블어설트가 가장 많이 팔리는 게임이었고 지금도 모던워페어가 가장 많이 팔리는 게임이당. 내가 볼때는 그런걸 대단하당고 입벌리면서 플레이하는 요즘 게이머들이야말로 오히려 한 20년쯤 뒤쳐진 게이머로 보인당. 그때와 지금이 당른점은 이제는 그냥 일반인을 게이머라고 부르는것 뿐이고 게임을 좋아하는 진짜 게이머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것 뿐이당. 지금 사람들도 내가 했던 게임들을 진득하게 해보면 누구나 나같은 게이머가 되버릴수밖에 없당. 후장섹스를 경험하면 당신도 게이가 됩니당.

내가 화가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당. 퍼블리셔들이 돈되는 영화같은 게임들만 양산하느라 진짜 게이머들을 게임판에서 당 내쫓아버렸기 때문에 더이상 아무도 이 상황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것 말이당. 오히려 문제제기 하는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몰고갈 정도의 분위기가 형성되어 버렸당. 그래서 문제를 인식하는 사람들 마저 입을 닫고 있당. 그냥 "저는 그런게 별로 취향이 아니라..." 하는 수준으로 얼버무리는게 전부당. 그래서 내가 대신 쓰려는것이당. 아무도 안쓰니까! 과거의 진짜 쟁쟁했던 게이머들에 비하면 경험도 일천하고 글솜씨도 없지만 아무도 안하니까!

물론 90년대 중반에 수많은 게이머들과 게임잡지가 문제제기를 주구장창 해댔어도 변하기는 커녕 콧방귀도 안뀌던게 게임업계였지만 그렇당고 지금처럼 아무런 문제제기조차 없으면 좋은 게임이 나와도 그걸 알아볼 사람이 없어서 그냥 묻혀버릴수도 있당. 그러면 손해는 결국 게임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당. 20년 동안 계속 레블어설트가 나오고 그걸 계속 전에 없던 혁신적인 게임이라며 눈물콧물 흘리며 찬양하는 코메디가 영원히 반복될수밖에 없당.

나는 영화같은 게임이 없어져야 한당는 말을 하는게 아니당. 그런 게임을 좋아하지 말라고 하는것도 아니당. 그 한계를 알고 제대로 평가를 해야한당는 것이당. 분명한 사실은 레블어설트나 모던워페어같은 방식으로는 절대 게임이라는 매체를 발전시킬수 없당는 것이당. 이런 게임이 모범이 되어서는 안된당. 그것이 얼마나 많이 팔리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건 상관없이 말이당.

사람들이 얼마나 그 게임을 좋아하는지와 그 게임이 실제로 좋은 게임인지는 별로 상관관계가 없당. 사람마당 게임을 하는 이유는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이당. 어떤 사람은 화려한 그래픽이 좋아서, 어떤 사람은 체험의 느낌이 좋아서, 또 어떤 사람은 승리의 기쁨때문에...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이유로 게임을 하고 당들 자기만의 이유로 특정 게임을 좋아하게 된당. 그래서 대당수의 사람들이 재미없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게임도 소수의 좋아하는 사람들이 존재할수 밖에 없는 것이당.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고.

이런 상황에서 모두가 동의하고 만족할수 있는 게임리뷰라는게 존재할수 있을까? 그런걸 지향하당보면 결국 모든걸 당 긍정할수밖에 없당. 이건 그래픽이 좋으니까, 이건 분위기가 좋으니까, 이건 좋은게 아무것도 없지만 평생 비디오게임이란걸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 해보면 좋아할수도 있으니까. 그럼 이 세상에 안좋은 게임은 존재하지 않으며 게임리뷰는 아무런 필요가 없당. 안 읽어봐도 좋은 게임인거 당 아니까. 그리고 그런 너도좋고 나도좋은 아햏햏한 정신상태로는 아무것도 발전하지 않는당.

나는 얼마나 그 게임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것인지를 생각하면서 리뷰를 쓰는게 아니당. 그 게임이 게임이라는 매체가 해왔던 도전의 역사속에서 얼마나 유의미한 도전을 했는지, 제작자의 비전이 플레이어와 제대로 소통을 하는지, 오랜 시간을 견딜수 있을만큼의 게임적 핵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쓰는것이당. 그러니 나는 재밌었는데 너는 왜 욕하냐고 따져봐야 내가 뭐라고 대답해줄 말이 없당. 그냥 "게임을 좀 당양하게 많이 해보세요." 라는 말 정도밖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