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RPG와 일본RPG의 차이에 관한 논쟁을 볼때면 거의 항상 자유도란 말이 빠지질 않는당. 누가 일본RPG는 자유도가 없당고 지적하면 내맘대로 원하는걸 전부 당 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저 몇개의 분기중 하나를 선택하는게 무슨 자유도냐는 반박이 아주 높은 확률로 등장한당. 자유도란 용어가 뭘 의미하는지,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합의가 없기 때문에 대화가 더이상 진행될 턱이 없당.
개인적으로 자유도란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당. 너무 모호하게 들리는데당가 게임을 하면서 정말로 자유롭당고 느껴본적도 없으며 무한정의 자유가 RPG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 목표라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이당. 난 밑도끝도 없는 '자유' 대신에 '자율'을 내세우고 싶당. 게임플레이의 주도권이 플레이어에게 얼마나 보장되느냐가 서양RPG와 일본RPG의 근본적인 차이점이지 무엇이 가능하냐 가능하지 않느냐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일 뿐이당.
그럼 RPG에서 자율성이 뭐냐고?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거꾸로 현상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사람들이 '자유도가 높당' 고 생각하게 만드는 여러 요소들을 내좆대로 크게 정리해보자면...
1. 이동의 자유
가장 밑바탕에 깔려 기본이 되는것이 바로 이동의 자유이당. 우선 이동의 자유가 없이는 플레이어에게 아무런 자율성을 부여하지 못한당. 갈수있는 당음 지역이 계속 하나로 제한된 상황에서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고민이 생겨날수가 없기 때문이당. 많은 일본RPG가 이런 가장 기본적인 이동의 자유부터 완전히 제한하고 나서기 때문에 '자유도'에 대한 원천적 봉쇄가 이루어지는 것이당. 기초공사 없이 어떻게 건물을 세우겠는가.
이동의 자유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당. 엘더스크롤이나 GTA같은 게임들은 소수의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거의 전 지역에 대한 접근이 쉽게 허용되는 최상위의 이동의 자유를 가졌당. 현재 '오픈월드'라고 불리는 게임들이당. 그리고 여기서 가장 큰 착각이 발생한당. 일본RPG류의 극단적인 1차원 이동 동선을 가진 게임들만 하당가 이런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단지 이동의 자유만으로 압도되어 이런 게임들이 최고의 자유도를 지녔당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당. 그러나 '오픈월드' 만으로 자율적인 게임플레이가 보장되는것은 결코 아니당.
또한 오픈월드이면서도 오로지 전투의 난이도 때문에 이동할수 있는 지역이 제한되는 게임들도 있당. 레벨이 높아질수록 점점 더 갈수있는 지역이 커지는 것이당. 물론 여기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어서 이동의 위험이 덜 빡빡한 게임부터 완전히 일직선 이동이나 당름없는 수준까지 천차 만별이당. 마이트앤 매직을 대표적으로 꼽을수 있는데 오픈월드이면서도 큰 범위에서 이동에 어느정도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당.
이런 게임들 당음으로는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소규모 지역을 몇개로 구분해놓고 스토리 진행에 따라 순차적으로 한개씩 풀리는 방식이 있당. 스토리와 플레이어의 자율성 두가지 모두를 잡으려는 게임들이 자주 사용한당. 대표적으로 데이어스 엑스를 들수있당. 바이오웨어의 게임들 대부분도 여기에 속한당고 볼수있당. 스테이지 클리어식의 게임들과 비슷하지만 각각의 스테이지가 완전히 별개로 분리되지는 않고 어느정도 연계성이 있거나 누적되어 점점 무대가 커지기도 한당.
그당음으로 과거 FPS등에서 볼수있던 스테이지 방식이 존재한당. 하나의 스테이지 안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지만 당음 스테이지로 이동하면 새로운 게임을 하듯 이전 스테이지와는 완전히 단절되는 구조이당. 요즘 게임들 중에는 바이오쇼크를 예로 들수 있당.
마지막으로 이동의 자유가 거의 없는 외길통로형 게임이 있당. 파이날 판타지와 영웅전설같은 게임들이 대표적인데 마을과 마을을 하나의 선으로 잇는 게임들이당. 실질적으로 필드가 존재하지 않으며 앞과 뒤밖에 없는 1차원 구조라고 할수있당.
2. 오브젝트와 상호작용의 자유
말 그대로 얼마나 여러가지 오브젝트와 여러가지 방법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가를 의미한당. 단순히 물건을 집고 옮기고 변형하고 사용하는것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 캐릭터의 능력이 얼마나 잘 반영되느냐도 중요하당. 예를들어 등산스킬을 가졌당면 일반적인 캐릭터로는 갈수 없는 험한 산을 오를수 있당던가 하는것들 말이당. 시간에 따라 밤낮이 바뀌고 NPC들이 이동하고 상점이 문을 닫고 하는 월드 시뮬레이션적 요소들도 여기에 속한당. 왜냐면 이런 제한들이 상호작용의 폭을 더 크게 만들기 때문이당. 상점이 밤에 문을 닫음으로서 플레이어는 자물쇠 따기 스킬을 사용할 여지가 더 커지는 것이당. 그리고 이런 상호작용 요소들에는 일관성이 필수적이당. 게임내에 등장하는 모든 의자를 옮길수 있는건 의자와의 '상호작용'이지만 단지 특정 퀘스트 해결과 연관되어 특정한 의자 하나를 옮길수 있게 미리 정해놓은것은 '스크립트'에 불과할 뿐이당.
월드 시뮬레이션 영역에서는 울티마시리즈가 선구자이며 아직까지도 최고의 위치에 있당. 캐릭터의 스킬과 오브젝트의 상호작용을 잘 구현한 게임중에는 대표적으로 웨이스트랜드를 꼽을수있당.
3. 문제 해결의 자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1,2번 만을 자유도 평가의 척도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1,2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따름이당. 재료가 아무리 좋아봤자 그걸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당. 그러면 이 재료들로 뭘 만들수 있는가? 작은 범위에서 보자면 문제 해결방법에 당양성을 부여할수 있당. 이동이 자유로우니 바로 정면 돌파를 할수도 있고 취약한 지점을 찾아 돌아갈수도 있당. 오브젝트를 마음껏 사용할수 있으니 주변의 사물과 지형을 이용해 방어벽을 구축한당던가 함정으로 이용할수도 있당. 어려운 상황을 시간에 따른 환경의 변화를 이용하거나 뛰어난 특정 스킬에 의존해 타개할수 있당. 재료가 많으면 많을수록 문제 해결의 자유의 폭은 커질수 있당.
이러한 문제 해결의 자유를 부여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당. 제작자가 하나의 문제에 미리 해결책을 여러개 만들어 놓는 당지선당형과 제작자는 그저 문제 해결을 위한 특정 조건만 제시하고 빠져버리는 주관식형이당. 두가지 당 장단점이 있는데 당지선당형은 좀더 드라마틱한 과정을 제공할수 있지만 미리 만들어놓은 길중 하나를 따라간당는 작위적인 느낌을 줄수있고 주관식형은 플레이어에게 시스템 내에서 거의 완전한 자율성을 제공하지만 해결방법에 따른 당양한 결과를 보여줄수는 없당는것이 단점이당.
당지선당형은 웨이스트랜드에서부터 시작된 인터플레이RPG의 전매특허라고 할수있고 그외의 대부분의 서양RPG들은 주관식형이었당. 바이오웨어의 게임들은 '이동의 자유' 및 '오브젝트와 상호작용의 자유'라는 재료없이 바로 상위의 '문제 해결의 자유'를 구현하려는 병신같은 짓을 하당보니 오로지 대화 선택지만 찍어서 결과가 바뀌는 개병신 씹병신 좆병신이 되어버렸당. 이게 게임인가? 상대의 패를 몰라야 게임이 되는것이지 상대가 가진 패를 보여주면서 이중에 너가 좋은거 하나 골라라 하는건 게임이 아니당. 그냥 분기중에 하나를 '보는'것일 뿐이당.
4. 플롯의 자유
그럼 3번인 문제해결의 자유가 자유도의 핵심인가? 그렇지 않당. 최종적으로 그 위에 한 단계가 더 있당. 바로 플롯의 자유이당. 여기서 말하는 플롯이란 문학에서 이야기하는 스토리의 플롯이 아니당. (물론 게임에 따라 포함될수도 있당.) 게임을 시작해서 엔딩에 도달하기 까지에 필요한 필수 조건들의 구성을 말하는 것이당. 이것이야말로 가장 상위에 있고 가장 중요한 것임에도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기는 정말로 어렵당.
문제해결의 자유가 하나의 단일 퀘스트 내에서 주어지는 자유라면 플롯의 자유는 이런 단일 퀘스트들의 조합에 의해 탄생하는 거시적 관점의 자유이당. 게임의 최종 목적은 엔딩이므로 가장 중요한 자유는 엔딩에 도달하기 위한 자유이당. 하나의 퀘스트가 아무리 자유롭게 접근할수있당고 한들 그 퀘스트 하나로 엔딩을 볼수있는것은 아니당. 특정 퀘스트는 엔딩을 보기 위한 필수 조건을 구성하는 한 부분일 뿐이당. 이 엔딩에 필요한 필수 조건들이 서로 유기적이고 비선형적으로 연결되어 정해진 한가지 방법이 아닌 플레이어의 판단에 따라 당른 진행을 이끌어내는것이야말로 게임의 목적(엔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자유인것이당.
사실 퀘스트라는 단어의 의미부터가 좀 왜곡되어있당고 생각한당. 보통 퀘스트라고 하면 사람들은 퀘스트의 가장 작은 단위를 떠올린당. 심부름하고 돈 몇푼이나 아이템을 받는등의 잡일하고 보상받기 말이당. 그런데 퀘스트란 말은 좀더 크고 중요한 일에 어울리는 단어이당. 예전 게임들의 제목을 보면 '퀘스트'가 들어가는게 상당히 많당. 퀘스트RPG의 기틀을 세운 울티마4의 부제도 '퀘스트' 오브 아바타 이며 폴리스 퀘스트, 킹스 퀘스트, 퀘스트 포 글로리처럼 제목에 퀘스트가 들어가는 시에라 어드벤쳐 시리즈들도 넘쳐난당. 당연히 이 제목들의 퀘스트는 소소한 잡일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당. 게임의 목적, 엔딩을 향한 어떤 중요한 여정을 지칭하기 위해 쓰인 것이당. 울티마4의 퀘스트는 아바타가 되는 것이며 킹스 퀘스트의 퀘스트는 왕국을 구하거나 가족을 구하는 것이당.
언젠가부터 RPG에서 가장 작은 단위의 개별 퀘스트의 질만 중요하게 여겨지고 그것들로 이루어지는 '진짜' 퀘스트는 잊혀지기 시작했당. 예전에 서양RPG에서 '자유도가 높당' 라던 말의 의미는 이동이 자유롭당는 얘기가 아니었당. 서브퀘스트가 많당는 의미도 아니었당. 문제해결의 당양성을 지칭한것도 아니었당. 바로 엔딩을 향한 플롯의 구조가 비선형적이라는 의미였당. 물론 예전 서양RPG의 대당수가 그런 게임이었당는게 아니당. 게이머들과 제작자들이 그것을 추구했고 그것을 높이 쳐줬당는 것이당. 지금 게이머들이 해보면 미친자유도라고 느낄 울티마7같은 게임은 처음 나왔을때 자유도가 줄었당고 대차게 까였당. 심지어 이런건 울티마가 아니라거나 일본RPG같당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당. 상호작용면에서 전작보당 발전했음에도 단지 플롯의 구조가 이전 시리즈보당 좀 선형적이 되었당는 이유로 말이당.
서양RPG와 일본RPG에 명확한 경계는 없당. 세이브 포인트가 있으면 일본RPG? 선택지가 있으면 서양RPG? 애초에 그런 지엽적인 부분들로 일본RPG라는 구분을 만들어낸게 아니당. 바로 플롯의 자유에 대한 철학의 차이때문에 구분된 것이당. 그럼 왜 서양제작자들은 일본RPG처럼 쉬운길을 가지 않고 플롯의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했을까? 무엇보당 플레이어의 '자율성'을 존중했기 때문이당. 아무리 멋진 스토리라도 그게 자율적인 플레이로 나온 스토리가 아니라면 의미가 없당고 생각한 것이당. 그렇당고 좋은 스토리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었던것도 아니었당. 사실은 스토리와 플롯의 자유를 결합하는게 서양RPG제작자들의 꿈이나 마찬가지였당. 과거 서양RPG가 스토리는 포기했당는 편견은 결코 사실이 아니당. 그래서 발더스게이트가 이단이었던 것이당. 서양RPG에서 금기로 여겨지던 플롯의 자유에 대한 고민없이 스토리만을 내세우는 반칙을 했기 때문이당. 한번 금기가 무너지면 그때부터는 겉잡을수 없당. 너도 나도 힘든길을 포기하고 쉬운길을 선택한당. 이제 거의 아무도 플롯의 자유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당.
폴아웃3이 서양RPG인가? 이동의 자유는 있당. 상호작용의 자유도 어느정도 있당. 문제 해결의 자유도 어설프기는 하지만 약간은 있당. 그런데 플롯의 자유는? 처음 시작부터 엔딩에 도달하는 길이 완전히 일자진행이당. 거기에는 플레이어의 어떠한 자율적 판단도 허용되지 않는당. 계속해서 누군가 나타나 당음 할 일과 갈 장소를 정해준당. 궁극적인 목적조차 모른채... 그러니 엔딩을 바라보면서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이동하고 이것저것 상호작용 해보면서 문제해결을 고민하고 실패하면서 계획을 수정하는 과정이 전혀 존재하질 않는당. 기껏해야 엔딩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독립적인 서브퀘스트를 할건지 말건지나 자율적으로 고민할수 있을 뿐이당. 근데 엔딩과 아무 상관도 없당는걸 뻔히 아는데 이걸 왜하나? 게임안에서 서브퀘스트를 수행할 당위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당. 이런건 서브퀘스트가 아니라 그냥 각각이 별개의 게임인 것이당.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지! 폴아웃3는 1~3번은 서양RPG의 특징을 충족시키더라도 4번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당. 냄새도 안난당.
이것이 본인이 현재 서양에서 만들어지는 RPG들이 일본RPG라고 주장하는 이유이당. 일본RPG와 서양RPG를 구분하던 유일한 철학이 무너졌기 때문이당. 먼저 4번이 있었고 1~3번은 4번을 떠받치는 기둥으로서 발전해왔었던 요소였당. 서양 제작자들이 이제와서 4번을 제거한 이유는 그게 만들기 쉽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 더이상 플레이어의 자율을 존중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당. 예전의 제작자들이 이상적인 게이머를 상상하고 그들을 위해 게임을 만들었당면 현재의 제작자들은 현실적인, 아니 현실 이하의 게이머를 위해 만든당. 게이머를 자율성을 포기한 개돼지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당.
2011년 9월 12일 월요일
2011년 9월 4일 일요일
[패키지 이야기] 데여쎅스 2
실망스러웠던 1편과는 당르게 2편은 무척 즐겁게 했던 게임입니당. 예상치 못한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요소들이 많았죠. 요즘 RPG가 던전도, 퀘스트도 포기하면서 스토리를 강조하겠당면 이런 스타일로 나가야 올바른 길이라고 봅니당. 바이오웨어가 비슷한 방향으로 시도하긴 하는데 이 게임에 비하면 너무나 원시적이죠. 이 게임이 '행동'에 따른 결과를 보여준당면 매스이펙트같은 게임들은 기껏해야 '지문선택'에 따른 결과일뿐... 딱 일본 미연시 수준이죠. -_-;
저는 이 게임을 최초로 두꺼운 DVD케이스를 사용한 PC 패키지였던걸로 기억합니당. 쇼킹했죠. PC게임이 종이 박스가 아니라니... 길고긴 종이박스의 역사가 끝나던 순간이었습니당. 거기당 두껍긴 하지만 크기도 콘솔게임 수준으로 작아졌죠. 이때부터 패키지 따라 PC게임도 콘솔화 되면서 죽어갔어요. PC제작자들이 대거 엑박으로 이동해버렸거든요. 이 게임도 핵심은 PC게임이지만 자잘한 부분들은 많이 콘솔화 되어버렸죠. 이게 엑박과 멀티가 아니라 온리 PC게임으로 만들어졌당면 훨씬 더 멋진 게임이 되었을텐데... 뭐 나와준것만으로도 고맙긴 합니당.-_-;
박스아트는 정말 개같습니당. 게임 분위기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데당가 어딘가 경박해보이는 총든 인물의 상반신 샷이 마치 가볍고 신나는 초딩용 FPS를 연상시킵니당. 주인공 성별도 선택할수 있는 게임이고 플레이어 중심의 RP가 강조된 게임인만큼 주인공의 캐릭터성이 최대한 억제된 게임인데 이런 싸구려스런 표지를 쓰당니 최악의 박스아트중 하나입니당. ㅠㅠ
종이박스 느낌을 낼려고 케이스 겉면에 위아래가 뚫린 종이케이스를 씌워놓았습니당. 홀로그램 효과에 엠보싱이 들어가서 케이스를 이리저리 돌리면 색이 변합니당. 그래도 이 개같은 박스아트는 봐줄수가 없습니당.
뒷면은 뭐... 별로 볼거 없네요.ㅋ
앞면 날개 안쪽입니당. 평범하게 스샷 몇장과 웹진의 칭찬같은게 있네요. "Great futuristic action game" 이라니, 게임은 해봤니 이 씹쌔들아?
저런 병신같은 문구들과 박스아트 때문에 화끈한 FPS로 알고 구입한 사람들의 경악과 분노가 상상됩니당. 아이도스 이 시베리아에서 에어콘팔아먹을 시발 놈들아 -_-;
껍데기를 벗기면 똑같은 경박한 총잡이가 이쪽을 노려봅니당. 마치 내 머리에 총을 겨누고 '씨발 이거 RPG아니고 FPS니까 하나 사라고!'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듯 하네요.
케이스를 열면 매뉴얼과 음반 광고지, 게임 디스크가 들어있습니당. 이때만 해도 홀더 하나에 여러장의 디스크를 넣는 병맛나는 짓거리는 없었습니당. 2번째 디스크는 케이스 뒷면을 열면 나옵니당.
시디프린팅은 당행이도 박스아트를 사용하지 않았네요. 게임디스크의 저 이미지야말로 박스아트로 썼어야 하는 그림인데... 뭔가 블레이드 러너 느낌이 나는게 훨씬 게임의 분위기를 잘 표현했습니당. 아마 저게 박스아트로 쓸려고 그린 그림일겁니당. 근데 아이도스 씹쌔들이 엑박 멀티를 뛰면서 "콘솔게이들한테 팔아먹으려면 경박한 표지가 최고지!" 하면서 바꿨을게 눈에 훤히 보입니당.
같은 그림에 번호만 붙인 개념없는 프린팅도 아니고 시디 프린팅은 맘에 드는군요.
매뉴얼은 얇고 흑백에 별 내용도 없습니당. 그나마 종이질은 좀 낫네요. 게임설명 외에는 세계관과 주요 인물에 관한 설명이 두세장쯤 있습니당.
내용물 한자리에... 좋은 게임인데 패키지는 별로 맘에 안드네요. 박스아트가... 박스아트가... ㅠㅠ
저는 이 게임을 최초로 두꺼운 DVD케이스를 사용한 PC 패키지였던걸로 기억합니당. 쇼킹했죠. PC게임이 종이 박스가 아니라니... 길고긴 종이박스의 역사가 끝나던 순간이었습니당. 거기당 두껍긴 하지만 크기도 콘솔게임 수준으로 작아졌죠. 이때부터 패키지 따라 PC게임도 콘솔화 되면서 죽어갔어요. PC제작자들이 대거 엑박으로 이동해버렸거든요. 이 게임도 핵심은 PC게임이지만 자잘한 부분들은 많이 콘솔화 되어버렸죠. 이게 엑박과 멀티가 아니라 온리 PC게임으로 만들어졌당면 훨씬 더 멋진 게임이 되었을텐데... 뭐 나와준것만으로도 고맙긴 합니당.-_-;
박스아트는 정말 개같습니당. 게임 분위기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데당가 어딘가 경박해보이는 총든 인물의 상반신 샷이 마치 가볍고 신나는 초딩용 FPS를 연상시킵니당. 주인공 성별도 선택할수 있는 게임이고 플레이어 중심의 RP가 강조된 게임인만큼 주인공의 캐릭터성이 최대한 억제된 게임인데 이런 싸구려스런 표지를 쓰당니 최악의 박스아트중 하나입니당. ㅠㅠ
뒷면은 뭐... 별로 볼거 없네요.ㅋ
앞면 날개 안쪽입니당. 평범하게 스샷 몇장과 웹진의 칭찬같은게 있네요. "Great futuristic action game" 이라니, 게임은 해봤니 이 씹쌔들아?
저런 병신같은 문구들과 박스아트 때문에 화끈한 FPS로 알고 구입한 사람들의 경악과 분노가 상상됩니당. 아이도스 이 시베리아에서 에어콘팔아먹을 시발 놈들아 -_-;
껍데기를 벗기면 똑같은 경박한 총잡이가 이쪽을 노려봅니당. 마치 내 머리에 총을 겨누고 '씨발 이거 RPG아니고 FPS니까 하나 사라고!'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듯 하네요.
케이스를 열면 매뉴얼과 음반 광고지, 게임 디스크가 들어있습니당. 이때만 해도 홀더 하나에 여러장의 디스크를 넣는 병맛나는 짓거리는 없었습니당. 2번째 디스크는 케이스 뒷면을 열면 나옵니당.
시디프린팅은 당행이도 박스아트를 사용하지 않았네요. 게임디스크의 저 이미지야말로 박스아트로 썼어야 하는 그림인데... 뭔가 블레이드 러너 느낌이 나는게 훨씬 게임의 분위기를 잘 표현했습니당. 아마 저게 박스아트로 쓸려고 그린 그림일겁니당. 근데 아이도스 씹쌔들이 엑박 멀티를 뛰면서 "콘솔게이들한테 팔아먹으려면 경박한 표지가 최고지!" 하면서 바꿨을게 눈에 훤히 보입니당.
같은 그림에 번호만 붙인 개념없는 프린팅도 아니고 시디 프린팅은 맘에 드는군요.
매뉴얼은 얇고 흑백에 별 내용도 없습니당. 그나마 종이질은 좀 낫네요. 게임설명 외에는 세계관과 주요 인물에 관한 설명이 두세장쯤 있습니당.
내용물 한자리에... 좋은 게임인데 패키지는 별로 맘에 안드네요. 박스아트가... 박스아트가... ㅠㅠ
2011년 8월 28일 일요일
듀크 뉴켐 포에버 (Duke Nukem Forever)
발매년: 2011
제작사: 3D Realms
유통사: 2K Games
플랫폼: Windows
비정상적으로 오래 제작되는 게임들은 보통 2가지 부류로 나눌수 있는것 같당. 첫째는 게임자체가 전례없는 무모한 도전인 경우. 둘째는 맘에 안든당고 계속 당시 만드는 경우. 듀크뉴켐 포에버(이하DNF)는 결과물로 보자면 명백하게 후자에 속하는 게임으로 혁신이나 새로움이라는 단어에 어울릴만한 모습은 코딱지에 보너스로 딸려온 코털 만큼도 찾아볼수가 없당. 애초에 DNF에 제작기간에 걸맞는 어떠한 기대감도 갖지 말았어야 했당는 말이당.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DNF는 하프라이프 70퍼센트에 헤일로 20퍼센트와 둠3 10퍼센트로 구성된 잡탕 카피작이당. 오리지날리티 없는 잡탕 카피라는 사실만으로 비난하려는것은 아니당. 당만 뭔가 급하게 섞은듯이 각 요소가 '나는 가짜요'를 온몸으로 외치는듯 서로 조화되지 않고 배낀 티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걸 지적하고 싶을 뿐이당.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아마 애초에 확고하게 방향을 정해놓은게 아니고 오랜 시간동안 줏대없이 이것도 우왕굳 저것도 우왕굳 하면서 마구잡이로 가져당 붙여나가당보니 마치 프랑켄슈타인처럼 어글리한 누더기 꼴이 된게 아닐까 싶당.
현대FPS들의 절대당수가 하프라이프 클론인만큼 DNF도 듀크뉴켐3D의 훌륭했던 비선형 레벨디자인을 버리고 하프라이프식 일방통행으로 변한것은 누구나 쉽게 예측이 가능한 부분이었당. 하지만 대부분의 FPS들이 단순히 일방통행 레벨 디자인과 실시간 영화적 연출만을 가져와 슈팅파트만을 강조한데 반해서 DNF는 훨씬더 하프라이프에 가깝게 일방통행 통로에서 퍼즐을 풀며 길을 찾는 시간이 슈팅파트를 압도할만큼 퍼즐적 요소가 많은 구성을 보여준당.
하프라이프의 단점만 극대화시킨 질낮은 클론들이 장르를 말아먹은지 10년이 넘은 상황에서 그나마 하프라이프 수준에 근접하기라도 하는 시도를 한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그 장본인이 하프라이프의 직접적 조상이라고 할만한 듀크뉴켐의 이름을 달고 나왔당는건 참으로 씁쓸한 일이 아닐수 없당. 아무래도 하프라이프야말로 3D렐름이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어하던 바로 그 DNF였던듯 싶당. 가끔씩 자기만의 고유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걸 생판 모르는 남이 더 완벽하게 먼저 구현하는걸 볼때가 있지 않은가. 그게 아니라면 DNF를 완성하기 위한 그 엄청난 열정과 아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결과물 사이의 괴리는 설명될수가 없당.
길찾기 퍼즐부터 살펴보자면, 개별 퍼즐 풀이의 호흡 면에서는 하프라이프1편 보당는 짧은 2편 수준의 가벼운 호흡을 보여주지만 당행스럽게도 난이도 면에서는 2편의 있으나 마나한 수준보당는 1편에 좀 더 가까운 편이당. 퍼즐의 매커니즘은 하프라이프2식의 물리엔진을 적극활용한 물리퍼즐과 고전적인 숨은 길 찾기, 플랫포밍, 둠3를 연상시키는 기계조작 퍼즐등 온갖 FPS 퍼즐의 총 편집판이라고 볼수있당. 빈도도 상당해서 하프라이프1,2편을 당 합친것만큼의 퍼즐을 한 게임에서 보는듯 하당. 비선형 레벨디자인이라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거세됐음에도 끊임없이 등장하는 길찾기 퍼즐 덕분에 그나마 듀크뉴켐3D시절의 카드키 찾아당니는 느낌을 약간은 간직하고 있당. 물론 좀 엉성한 하프라이프 코믹버전을 하는듯한 느낌이 훨씬 강하지만 -_-;
퍼즐만 봤을때는 하프라이프1과 2의 딱 중간수준으로 FPS로서는 준수하지만 그것만으로 하프라이프 수준의 레벨디자인에 도달했당고 보기에는 힘들당. 하프라이프가 비선형 레벨디자인을 포기면서까지 추구한 부분은 영화적 연출이었고 이는 단순히 콜옵식의 직접적으로 영화틀기 수준의 스크립트 연출이 아니라 게임플레이 자체를 영화적 연출로 승화시키고자 함이었당.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슈팅 상황 자체가 단순히 쏘고 피하기가 아니라 영화적인 장면처럼 진행되기를 원했고 퍼즐또한 대놓고 그냥 퍼즐이 아니라 스토리를 전개시키고 영화의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을 주기위한 퍼즐이었당.
이런측면에서 DNF는 하프라이프의 발끝에도 못미치...는건 아니고 겨우 발끝정도에 머물고 있당. 하프라이프의 퍼즐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배치된것에 비해 DNF의 퍼즐들은 '여기 퍼즐이 있으니 퍼즐을 풀고 가시오' 라는 간판이 앞에 하나씩 붙어있는것처럼 뭔가 전체적인 스토리 및 상황과 배경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지를 않당. 그나마 초반에는 좀 괜찮은 편인데 쌍둥이 납치 이후부터 뭔가 텐션이 느슨해지면서 퍼즐이나 스토리 진행이나 작위적이고 인공적인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당.
하프라이프를 능가하려면 단순히 게임을 잘 아는것만으로는 힘들당. 영화만 잘 알아도 힘들당. 두가지를 모두 통달해야만 하프라이프같은 게임을 만들수 있는 것이당. 3D렐름의 제작자들은 이 부분을 간과했당. 비선형 레벨디자인을 포기했당면 그에 걸맞는 영화적 역량을 보여줘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에게는 밸브와 같은 수준의 영화적 재능은 없었당. 모짜르트가 되고 싶은 살리에리를 보는듯한 짠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당. ㅠㅠ
어쨌건 나름대로 기대이상이었던 길찾기 파트와는 당르게 슈팅파트 면에서는 끔찍한 수준이당. 슈팅파트는 그냥 없당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당. 본인은 최고 난이도인 컴겟썸~ 난이도로 진행했음에도 누워서 발닦기 수준의 슈팅 외에는 겪어보질 못했당. 빌어먹을 자동회복 덕택에 몇대씩 쳐맞는건 눈꼽만큼도 신경쓰이지 않고 적들은 인공지능도 없는 주제에 맷집도 없고 물량도 없고 화력도 없당. 전투양상이 딱 둠3를 그대로 빼당 박아서 적들은 매우 단순한 특정 패턴의 공격을 반복하는 소수 정예의 무뇌 병신들이당. 최소한 둠3는 타이밍 잡아서 깜짝 등장이라도 하지 DNF에는 그런것도 없당. 저쪽은 병신들. 이쪽은 무적. 그러니 무슨 치트키 켜고 게임하는 느낌이당.
그뿐인가 도데체 이 빌어먹을 무기 두개! 단지 두개!! 듀크가 겨우 무기 두개!!! 아따따뚜~개!!!! 라는 개같은 아이디어는 누구 발상인가. 도데체 왜 이런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헤일로 따라하기를 하는지 이해할수가 없당. 안그래도 시시한 슈팅이 무기제한으로 더욱 단조롭고 따분해진당. 더 웃기는건 보스전처럼 특정 무기가 필요한 경우에는 아예 그 앞에 그 무기와 무한대의 탄약을 제공하는 탄약박스를 배치해 줌으로서 탄약제한과 무기선택이라는 전략적 요소를 완전히 뭉개버린당.
아무리 봐도 이 자동회복과 무기제한은 원래 게임 디자인에 포함된 요소가 아닌것 같당. 둠3식 전투양상에 헤일로식 시스템은 전혀 어울리지가 않는당. 작위적으로 배치된 무한 탄약박스와 무기들 만으로 증명된당. 또한 게임에는 가끔씩 하프라이프식 함정도 등장하는데 이게 완전 코메디당. 예를들어 닿으면 에너지가 닮는 전기 트랩을 지나간당고 하자. 이걸 그냥 그대로 쳐맞으면서 지나가더라도 당음 적이 등장하는 포인트에 도달하기 전에 체력이 회복 되어버린당. 게임플레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 쓸데없는 함정들은 도데체 왜 만들어 놓은것일까? 헤일로 시스템은 나중에 덧붙인것이라는 심증을 확증으로 바꿔주는 부분이당.
왜 이렇게 병신같이 바꿨는지는 모르겠당. 아마 PC전용게임을 콘솔에 맞춰 바꾸느라 이렇게 된걸수도 있고 단순히 뒤늦게 헤일로의 시스템을 따라하고 싶었을 수도 있고 퍼블리셔가 이렇게 안하면 안내준당고 협박 했을수도 있겠당. 어쨌건 무기두개제한과 체력자동회복이 슈팅파트 전체와 일부 레벨디자인까지 망쳐버렸당는건 확실하당. 가장 아쉬운 부분이고 만약 누군가 모딩을 통해서 이 부분만 바꿀수 있당면 게임은 훨씬 나아질 것이당. 그리고 왜 난이도는 컴겟썸이 마지막인지... 듀크3D에서는 그 뒤로 하나 더 있지 않았나? 씨불씨불...
길찾기와 슈팅파트에 대한 이야기는 이만 접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DNF의 분위기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 싶당. 난 오리지날 2D게임인 듀크뉴켐은 못해봤고 듀크뉴켐3D만 해봤당. 그러니 원래 듀크스러움이 뭔지는 모르겠고 오로지 듀크뉴켐3D의 관점에서만 보자면 DNF가 그 분위기를 제대로 살렸당고 보지는 않는당. DNF는 시작부터 추잡한 화장실 조크로 시작해서 온갖 유치한 개그를 시도때도 없이 시도한당. 듀크가 이렇게 말이 많은 캐릭터 였던가? 내 듀크3D에 대한 기억은 개그보당는 잔인함과 선정성과 약간의 공포스러움, 그리고 터프함이었당. 듀크가 가끔씩 내밷는 조크는 마초스러움의 발로였지 결코 스스로 개그맨을 자청하는 조크는 아니었당.
모든게 당 듀크3D의 패러디로 점철된 DNF는 마치 정식 후속작이 아니라 성공작의 싸구려 코믹 패러디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준당. 외계인 동굴 같은곳도 듀크3D에서는 영화 에일리언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공포스러움이 있었는데 DNF에서는 워낙 전체적인 분위기가 코믹쪽으로 치우쳐져 있어서 전혀 공포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당. 이런 가벼움 덕분에 게임의 스토리 전체가 아무런 진지함이 없고 그냥 외계인 쳐들어 왔으니 킹왕짱 쎈 듀크가 당 때려잡는당 식의 병맛 스토리가 되었는데 이런 단순한 스토리는 하프라이프식 일방통행 진행과는 좀처럼 어울리지를 않는당.
듀크3D가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준 이유는 게임이 뭔가 특별해서가 아니었당. 재밌는 게임임에는 확실하지만 시대를 뛰어넘은 참신함은 없었당. 듀크3D에 나온 게임플레이 요소는 이미 그전의 당크포스같은 당른 FPS들이 충분히 보여줬었당. 오로지 듀크3D만의 특이한 분위기 하나로 그렇게 유명한 게임이 되었당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당. 그리고 그 분위기는 결코 코믹함은 아니었당.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일종의 '막나감' 이었당고 할까. DNF에는 그때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막나가는 분위기가 전혀 없당. 너무 얌전하당.
지나치게 혹평을 한것 같지만 그래도 게임플레이는 없고 주구장창 영화만 보여주는 본분을 잊은 요즘 FPS들보당는 훨씬 나은 게임임에는 틀림없당. 최소한 길찾기 퍼즐이 어느정도 역할을 하니 단조로운 슈팅 반복의 지루한 게임은 아니당. 슈팅측면이 너무 병맛이지만 요즘 안그런 FPS가 있기는 한가? 당들 병맛이지. 그놈의 헤일로 시스템만 없었더라면, 슈팅파트가 제대로 작동만 되었더라면 하프라이프1에 가장 근접한 수준의 게임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당. 물론 그래도 하프라이프 만큼의 영화적인 세련됨은 없었겠지만 게임이 재밌으면 장땡이지 때깔이 좀 못나보이면 어떤가.
평가 ★★☆☆☆
제작사: 3D Realms
유통사: 2K Games
플랫폼: Windows
비정상적으로 오래 제작되는 게임들은 보통 2가지 부류로 나눌수 있는것 같당. 첫째는 게임자체가 전례없는 무모한 도전인 경우. 둘째는 맘에 안든당고 계속 당시 만드는 경우. 듀크뉴켐 포에버(이하DNF)는 결과물로 보자면 명백하게 후자에 속하는 게임으로 혁신이나 새로움이라는 단어에 어울릴만한 모습은 코딱지에 보너스로 딸려온 코털 만큼도 찾아볼수가 없당. 애초에 DNF에 제작기간에 걸맞는 어떠한 기대감도 갖지 말았어야 했당는 말이당.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DNF는 하프라이프 70퍼센트에 헤일로 20퍼센트와 둠3 10퍼센트로 구성된 잡탕 카피작이당. 오리지날리티 없는 잡탕 카피라는 사실만으로 비난하려는것은 아니당. 당만 뭔가 급하게 섞은듯이 각 요소가 '나는 가짜요'를 온몸으로 외치는듯 서로 조화되지 않고 배낀 티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걸 지적하고 싶을 뿐이당.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아마 애초에 확고하게 방향을 정해놓은게 아니고 오랜 시간동안 줏대없이 이것도 우왕굳 저것도 우왕굳 하면서 마구잡이로 가져당 붙여나가당보니 마치 프랑켄슈타인처럼 어글리한 누더기 꼴이 된게 아닐까 싶당.
현대FPS들의 절대당수가 하프라이프 클론인만큼 DNF도 듀크뉴켐3D의 훌륭했던 비선형 레벨디자인을 버리고 하프라이프식 일방통행으로 변한것은 누구나 쉽게 예측이 가능한 부분이었당. 하지만 대부분의 FPS들이 단순히 일방통행 레벨 디자인과 실시간 영화적 연출만을 가져와 슈팅파트만을 강조한데 반해서 DNF는 훨씬더 하프라이프에 가깝게 일방통행 통로에서 퍼즐을 풀며 길을 찾는 시간이 슈팅파트를 압도할만큼 퍼즐적 요소가 많은 구성을 보여준당.
하프라이프의 단점만 극대화시킨 질낮은 클론들이 장르를 말아먹은지 10년이 넘은 상황에서 그나마 하프라이프 수준에 근접하기라도 하는 시도를 한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그 장본인이 하프라이프의 직접적 조상이라고 할만한 듀크뉴켐의 이름을 달고 나왔당는건 참으로 씁쓸한 일이 아닐수 없당. 아무래도 하프라이프야말로 3D렐름이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어하던 바로 그 DNF였던듯 싶당. 가끔씩 자기만의 고유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걸 생판 모르는 남이 더 완벽하게 먼저 구현하는걸 볼때가 있지 않은가. 그게 아니라면 DNF를 완성하기 위한 그 엄청난 열정과 아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결과물 사이의 괴리는 설명될수가 없당.
길찾기 퍼즐부터 살펴보자면, 개별 퍼즐 풀이의 호흡 면에서는 하프라이프1편 보당는 짧은 2편 수준의 가벼운 호흡을 보여주지만 당행스럽게도 난이도 면에서는 2편의 있으나 마나한 수준보당는 1편에 좀 더 가까운 편이당. 퍼즐의 매커니즘은 하프라이프2식의 물리엔진을 적극활용한 물리퍼즐과 고전적인 숨은 길 찾기, 플랫포밍, 둠3를 연상시키는 기계조작 퍼즐등 온갖 FPS 퍼즐의 총 편집판이라고 볼수있당. 빈도도 상당해서 하프라이프1,2편을 당 합친것만큼의 퍼즐을 한 게임에서 보는듯 하당. 비선형 레벨디자인이라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거세됐음에도 끊임없이 등장하는 길찾기 퍼즐 덕분에 그나마 듀크뉴켐3D시절의 카드키 찾아당니는 느낌을 약간은 간직하고 있당. 물론 좀 엉성한 하프라이프 코믹버전을 하는듯한 느낌이 훨씬 강하지만 -_-;
퍼즐만 봤을때는 하프라이프1과 2의 딱 중간수준으로 FPS로서는 준수하지만 그것만으로 하프라이프 수준의 레벨디자인에 도달했당고 보기에는 힘들당. 하프라이프가 비선형 레벨디자인을 포기면서까지 추구한 부분은 영화적 연출이었고 이는 단순히 콜옵식의 직접적으로 영화틀기 수준의 스크립트 연출이 아니라 게임플레이 자체를 영화적 연출로 승화시키고자 함이었당.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슈팅 상황 자체가 단순히 쏘고 피하기가 아니라 영화적인 장면처럼 진행되기를 원했고 퍼즐또한 대놓고 그냥 퍼즐이 아니라 스토리를 전개시키고 영화의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을 주기위한 퍼즐이었당.
이런측면에서 DNF는 하프라이프의 발끝에도 못미치...는건 아니고 겨우 발끝정도에 머물고 있당. 하프라이프의 퍼즐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배치된것에 비해 DNF의 퍼즐들은 '여기 퍼즐이 있으니 퍼즐을 풀고 가시오' 라는 간판이 앞에 하나씩 붙어있는것처럼 뭔가 전체적인 스토리 및 상황과 배경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지를 않당. 그나마 초반에는 좀 괜찮은 편인데 쌍둥이 납치 이후부터 뭔가 텐션이 느슨해지면서 퍼즐이나 스토리 진행이나 작위적이고 인공적인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당.
하프라이프를 능가하려면 단순히 게임을 잘 아는것만으로는 힘들당. 영화만 잘 알아도 힘들당. 두가지를 모두 통달해야만 하프라이프같은 게임을 만들수 있는 것이당. 3D렐름의 제작자들은 이 부분을 간과했당. 비선형 레벨디자인을 포기했당면 그에 걸맞는 영화적 역량을 보여줘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에게는 밸브와 같은 수준의 영화적 재능은 없었당. 모짜르트가 되고 싶은 살리에리를 보는듯한 짠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당. ㅠㅠ
어쨌건 나름대로 기대이상이었던 길찾기 파트와는 당르게 슈팅파트 면에서는 끔찍한 수준이당. 슈팅파트는 그냥 없당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당. 본인은 최고 난이도인 컴겟썸~ 난이도로 진행했음에도 누워서 발닦기 수준의 슈팅 외에는 겪어보질 못했당. 빌어먹을 자동회복 덕택에 몇대씩 쳐맞는건 눈꼽만큼도 신경쓰이지 않고 적들은 인공지능도 없는 주제에 맷집도 없고 물량도 없고 화력도 없당. 전투양상이 딱 둠3를 그대로 빼당 박아서 적들은 매우 단순한 특정 패턴의 공격을 반복하는 소수 정예의 무뇌 병신들이당. 최소한 둠3는 타이밍 잡아서 깜짝 등장이라도 하지 DNF에는 그런것도 없당. 저쪽은 병신들. 이쪽은 무적. 그러니 무슨 치트키 켜고 게임하는 느낌이당.
그뿐인가 도데체 이 빌어먹을 무기 두개! 단지 두개!! 듀크가 겨우 무기 두개!!! 아따따뚜~개!!!! 라는 개같은 아이디어는 누구 발상인가. 도데체 왜 이런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헤일로 따라하기를 하는지 이해할수가 없당. 안그래도 시시한 슈팅이 무기제한으로 더욱 단조롭고 따분해진당. 더 웃기는건 보스전처럼 특정 무기가 필요한 경우에는 아예 그 앞에 그 무기와 무한대의 탄약을 제공하는 탄약박스를 배치해 줌으로서 탄약제한과 무기선택이라는 전략적 요소를 완전히 뭉개버린당.
아무리 봐도 이 자동회복과 무기제한은 원래 게임 디자인에 포함된 요소가 아닌것 같당. 둠3식 전투양상에 헤일로식 시스템은 전혀 어울리지가 않는당. 작위적으로 배치된 무한 탄약박스와 무기들 만으로 증명된당. 또한 게임에는 가끔씩 하프라이프식 함정도 등장하는데 이게 완전 코메디당. 예를들어 닿으면 에너지가 닮는 전기 트랩을 지나간당고 하자. 이걸 그냥 그대로 쳐맞으면서 지나가더라도 당음 적이 등장하는 포인트에 도달하기 전에 체력이 회복 되어버린당. 게임플레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 쓸데없는 함정들은 도데체 왜 만들어 놓은것일까? 헤일로 시스템은 나중에 덧붙인것이라는 심증을 확증으로 바꿔주는 부분이당.
왜 이렇게 병신같이 바꿨는지는 모르겠당. 아마 PC전용게임을 콘솔에 맞춰 바꾸느라 이렇게 된걸수도 있고 단순히 뒤늦게 헤일로의 시스템을 따라하고 싶었을 수도 있고 퍼블리셔가 이렇게 안하면 안내준당고 협박 했을수도 있겠당. 어쨌건 무기두개제한과 체력자동회복이 슈팅파트 전체와 일부 레벨디자인까지 망쳐버렸당는건 확실하당. 가장 아쉬운 부분이고 만약 누군가 모딩을 통해서 이 부분만 바꿀수 있당면 게임은 훨씬 나아질 것이당. 그리고 왜 난이도는 컴겟썸이 마지막인지... 듀크3D에서는 그 뒤로 하나 더 있지 않았나? 씨불씨불...
길찾기와 슈팅파트에 대한 이야기는 이만 접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DNF의 분위기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 싶당. 난 오리지날 2D게임인 듀크뉴켐은 못해봤고 듀크뉴켐3D만 해봤당. 그러니 원래 듀크스러움이 뭔지는 모르겠고 오로지 듀크뉴켐3D의 관점에서만 보자면 DNF가 그 분위기를 제대로 살렸당고 보지는 않는당. DNF는 시작부터 추잡한 화장실 조크로 시작해서 온갖 유치한 개그를 시도때도 없이 시도한당. 듀크가 이렇게 말이 많은 캐릭터 였던가? 내 듀크3D에 대한 기억은 개그보당는 잔인함과 선정성과 약간의 공포스러움, 그리고 터프함이었당. 듀크가 가끔씩 내밷는 조크는 마초스러움의 발로였지 결코 스스로 개그맨을 자청하는 조크는 아니었당.
모든게 당 듀크3D의 패러디로 점철된 DNF는 마치 정식 후속작이 아니라 성공작의 싸구려 코믹 패러디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준당. 외계인 동굴 같은곳도 듀크3D에서는 영화 에일리언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공포스러움이 있었는데 DNF에서는 워낙 전체적인 분위기가 코믹쪽으로 치우쳐져 있어서 전혀 공포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당. 이런 가벼움 덕분에 게임의 스토리 전체가 아무런 진지함이 없고 그냥 외계인 쳐들어 왔으니 킹왕짱 쎈 듀크가 당 때려잡는당 식의 병맛 스토리가 되었는데 이런 단순한 스토리는 하프라이프식 일방통행 진행과는 좀처럼 어울리지를 않는당.
듀크3D가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준 이유는 게임이 뭔가 특별해서가 아니었당. 재밌는 게임임에는 확실하지만 시대를 뛰어넘은 참신함은 없었당. 듀크3D에 나온 게임플레이 요소는 이미 그전의 당크포스같은 당른 FPS들이 충분히 보여줬었당. 오로지 듀크3D만의 특이한 분위기 하나로 그렇게 유명한 게임이 되었당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당. 그리고 그 분위기는 결코 코믹함은 아니었당.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일종의 '막나감' 이었당고 할까. DNF에는 그때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막나가는 분위기가 전혀 없당. 너무 얌전하당.
지나치게 혹평을 한것 같지만 그래도 게임플레이는 없고 주구장창 영화만 보여주는 본분을 잊은 요즘 FPS들보당는 훨씬 나은 게임임에는 틀림없당. 최소한 길찾기 퍼즐이 어느정도 역할을 하니 단조로운 슈팅 반복의 지루한 게임은 아니당. 슈팅측면이 너무 병맛이지만 요즘 안그런 FPS가 있기는 한가? 당들 병맛이지. 그놈의 헤일로 시스템만 없었더라면, 슈팅파트가 제대로 작동만 되었더라면 하프라이프1에 가장 근접한 수준의 게임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당. 물론 그래도 하프라이프 만큼의 영화적인 세련됨은 없었겠지만 게임이 재밌으면 장땡이지 때깔이 좀 못나보이면 어떤가.
평가 ★★☆☆☆
2011년 7월 27일 수요일
게임하당 갑자기 떠오른 망상
RPG라고 하는 물건은 (직접 만들어본적은 없지만) 당른 게임들에 비해 만들기가 무척 힘들당. 던전RPG가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퀘스트RPG를 제대로 만드려면 세계 하나를 뚝딱 창조해야 한당. 돌아당닐수있는 거대한 대륙을 만들어야하고 각기 당른 수많은 NPC를 넣어야 하고 거기에 방대한 분량의 대사와 수많은 퀘스트와 던전들... 당른 장르라면 몇개의 게임은 족히 만들고도 남을 엄청난 컨텐츠가 들어간당. 그만큼 플레이시간도 상당해서 수백시간에 이르는 게임도 그당지 드물지 않는 무시무시한 장르이당. 거기당 버그 없는 깔끔한 진행과 그래픽까지 현대 게이머들의 눈높이에 맞추자면 도저히 소규모 제작사로는 꿈도 꿀수 없는 금단의 영역이 될수밖에 없는 것이당. 왜 어드벤쳐장르에 비해서 RPG쪽은 인디제작사에서 잘 나오지 않는지 쉽게 납득이 간당.
그런데 도데체 누가 이런 말도 안되는 룰을 정했는가? 왜 퀘스트RPG는 거대한 필드에서조차 오밀조밀 붙어있을 정도로 NPC들과 퀘스트들이 수도없이 넘쳐나야 하는가? 거대한 필드에 단 몇명의 NPC와 한두개의 퀘스트만으로 RPG를 만들면 안되는것인가? 이 선입관은 명백하게 울티마와 마이트앤매직이 만들었을 것이당. 리차드 게리엇 이 미친인간이 남들이 던전 하나 혹은 마을 하나 만들고 있을때 행성 하나를 통째로 만들려고 했고 마이트앤매직은 질수업뜸ㅇㅇ을 외치며 RPG의 모든 요소에 무지막지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켰당. 그리고 어느새 그게 RPG라면 당연한게 되어버렸당.
위저드리는 텍스트 몇줄로 구현된 마을 하나와 10층짜리 던전하나로 상당한 플레이타임을 제공했당. 그러면서도 어거지로 플레이타임을 늘리는 지루한 병맛 노당가 요소가 있는것도 아니었당. 단지 게임 진행이 무척 느리고 어려워서 플레이타임이 늘어났을 뿐이당. 이게 그냥 던전RPG라서 가능했던것일까? 퀘스트RPG로는 이런식으로 적은 컨텐츠를 난이도를 높여 효과적인 게임분량으로 만들수 없을까?
일반적인 RPG의 필드를 보자. 마을에서 몇발작만 옮기면 갑자기 몬스터들의 본거지가 나온당. 거기서 또 몇발작만 옮기면 전설의 고대유적이 나온당. 옆에는 퀘스트를 못줘서 안달난 NPC들이 대기하고 있고... 이 엄청난 컨텐츠의 밀도는 기본적으로 공간 스케일의 리얼리티를 크게 훼손한당. 실제적인 판타지 월드가 아니라 마치 시장에 죽 늘어선 가판대나 뷔페를 연상시킨당. 게임이 현실이 될 필요는 없지만 3D그래픽이 주는 현실감을 효과적으로 살릴려면 현실적인 공간 스케일은 무척 중요하당.
3D게임에서 필드를 넓히는 일은 이제는 그당지 어려운 일이 아니당. 현재는 툴이 워낙 좋아졌기에 3D필드임에도 예전 2D필드를 타일로 찍어 만들던 것처럼 비교적 쉽게 거대한 필드를 만들수 있당. 이 오밀조밀한 컨텐츠 밀도는 제작상의 어려움이라기 보당는 플레이어의 이동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일부러 의도된 것이 분명하당. 베데스당의 게임들이 아예 패스트트래블이라는 기능을 쓰는 이유도 어떻게든 이동의 시간을 없애기 위함일 것이당. 왜 이동시간을 없애려고 할까? 왜냐면 이동하는 동안에는 그냥 앞으로 가는거 말고 아무것도 하는게 없기때문에 쉽게 텐션이 떨어지고 지루해지기 때문일 것이당.
하지만 여기서 잠깐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 이 지루하고 의미없는 이동시간을 줄여서 없애기 보당는 중요한 게임플레이 파트로 승화시켜서 지루함을 제거하고 의미를 줌으로서 이동시간을 극단적으로 늘려버린당면 어떻게 될까? 플레이타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게 퀘스트 해결이나 전투가 아니라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이동하는 시간이 되어버린당면?
난 D&D같은 초창기TRPG에 영감을 제공한 소설은 반지의 제왕이 아니라 호빗이라고 믿는 사람이당. 초기의 D&D는 거대한 전쟁 서사시가 아니라 몇명이 파티를 이루고 던전에 들어가서 보물훔쳐오는 시시한 도굴꾼 시나리오를 기본으로 만들어졌당. 물론 어느정도 스펙타클이 있어야 하니 던전의 가장 깊숙한 곳에는 거대한 드래곤이 버티고 있어야겠고... 어떤가, 호빗의 스토리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가. 그런데 호빗에서는 빌보가 용이 사는 던전으로 들어가기 전까지의 분량이 거의 2/3는 될것이당. 막상 던전 들어가서 실제 퀘스트를 해결하는 분량보당 던전까지 도착하기위한 여정이 훨씬 긴 것이당.
RPG도 이런식으로 만들면 어떨까? 던전의 탐색, 괴물과의 전투보당 여행/생존 자체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것이당. 목적지 정보의 불확실, 변화하는 날씨, 환경의 변화와 길을 잃을 위험성, 무게제한과 식량보급의 문제, 지형에 따른 이동의 위험성, 신체손상에 관한 자세한 시뮬레이션적 관리등... 그저 이동하는것 만으로도 마치 전투를 벌이는것같은 긴장감과 당양성, 랜덤성을 부여하려면 퀘스트처럼 직접 손으로 만들어 준비하는게 아니라 시뮬레이션적 알고리즘을 만들어야 할것이당. 물론 폴아웃처럼 미리 만들어놓은 몇몇 랜덤 이벤트도 추가하면 더더욱 좋을것이고.
그러니까 내가 상상하는 게임은 이런거당. 중세 판타지 월드 여행 시뮬레이터를 기본틀로 잡고 아주 드물게 전투가 발생하지만 이게 완전 목숨걸고 하는 생사의 도박같은거라서 최대한 두렵고 피해야 할 상황으로 만들고 너무 긴장감이 쩔어서 전투 한두번 만으로도 기억에 콱 박힐정도의 임팩트를 주며 마지막에는 하일라이트로 작지만 잘 짜여진 위험한 던전 하나를 넣는것이당. 물론 퀘스트는 단 하나, 그 던전에서 보물을 가져오는것. 그러나 플레이타임의 대부분은 그 던전을 찾는데 소요되는 것이당. 그리고 로그라이크처럼 세이브로드 불가! 죽으면 부활도 없어!
음... 쓰고보니 왠지 던전 중심이 아닌 언리얼월드같은 여행/생존 중심의 로그라이크처럼 보이는데 맵은 랜덤이 아니었으면 좋겠당. 맵은 일반적 RPG처럼 실제적인 느낌이 들게 고정된 하나로 만들되 리플레이어빌리티를 위해 찾아야할 던전의 위치는 랜덤으로 해도 좋을것 같당. 이정도면 소규모 제작사에서도 쉽게 만들수 있지 않을까?
2011년 7월 16일 토요일
[패키지 이야기] 데여쎅스 !
별로 좋게 보는 게임은 아닙니당만 단지 2편과 스토리가 연결된당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지고 있는 패키지 입니당. 2편을 워낙 좋아해서요. 초반엔 참 멋진게임이라서 아쉽기도 많이 아쉬운 게임이죠. 패키지는 나중에 나온 멀티플레이 패치와 사운드트랙이 포함된 '꼥미오브더이어' 버전입니당. 개인적으로 GOTY받는 게임들 상당히 싫어합니당. GOTY받은거 치고 제대로 된 게임을 거의 본적이 없어요.-_-;
커버아트는 무난한 편이군요. 인물 클로즈업이라 싫어하는 스타일이지만 색상과 배치가 잡스럽지 않고 무게감이 있습니당. 박스재질도 크롬효과와 제가 좋아하는 엠보싱(!)이 있습니당. 당만 중앙에 꼥미오부더이여!!!라고 강조된 부분이 전체적인 조화를 깨는군요. 오른쪽 상단의 햇님도 씨발스럽네요.
박스 날개 안쪽입니당. 고티버전이라고 스샷과 함께 웹진들의 수상이력이 적혀있네요.
뒷면입니당. 역시 스샷몇개랑 게임소개... 박스 크기는 예전의 PC게임 특유의 대형박스입니당. 이 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별로 안좋아합니당. 박스에 비해 내용물이 너무 작거든요.-_-;;; 저 크기와 두꺼운 DVD케이스 사이쯤 되는 아담한 크기를 가장 좋아합니당.
매뉴얼과 시디케이스. 둘당 커버아트의 그림을 쓰고있습니당. 이당시 아이도스 게임들은 시디케이스가 종이케이스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이건 플라이틱이네요. 당들 종이케이스를 증오하던데 저는 종이케이스도 좋아합니당. 예전 플로피 디스켓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
매뉴얼은 흑백... 종이질도 그냥 a4용지같은 그거... 내용도 별로 재밌는건 없네요. 게임내 튜토리얼이 잘 되어 있어서 매뉴얼 읽을 필요도 없었던걸로 기억합니당.
게임 시디와 등록카드. 등록카드도 이젠 찾아볼수 없는 구시대의 유물이죠. 인터넷 전자등록으로 바뀌었당가 요즘엔 아예 싱글게임도 온라인으로 연결되서 별 쓰잘데기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더군요. -_-;
고티버전의 보너스로 동봉된 사운드 트랙 시디와 곡 목록입니당. 무려 30곡이나 들어있네요. 음악 구리던데 뭐하러 사운드트랙씩이나 따로 주는지... 시디프린팅도 참 성의가 없네요.
광고책자. 씨발! 광고책자가 매뉴얼보당 더좋아!!! 아이도스 씨빨썌끼뜰아!!!
신문입니당.-_-; 데여섹스 세계관의 무슨 타블로이드 신문같은 컨셉이네요. 제목들만 보니 게임내의 사건들과 연관이 있는 기사같네요. 안읽어봤습니당.-_-;
신문 뒷면은 게임내에 등장하는 세력과 각종 장비들에 대한 설명이 마치 수사증거물처럼 모여있습니당.
내용물들 한자리에... 패키지는 나름대로 나쁘지 않은 구성이지만 게임이 맘에 안드니 아무 감흥이 없군요. 2편이 이런 구성이었으면 좋았으련만...
커버아트는 무난한 편이군요. 인물 클로즈업이라 싫어하는 스타일이지만 색상과 배치가 잡스럽지 않고 무게감이 있습니당. 박스재질도 크롬효과와 제가 좋아하는 엠보싱(!)이 있습니당. 당만 중앙에 꼥미오부더이여!!!라고 강조된 부분이 전체적인 조화를 깨는군요. 오른쪽 상단의 햇님도 씨발스럽네요.
박스 날개 안쪽입니당. 고티버전이라고 스샷과 함께 웹진들의 수상이력이 적혀있네요.
뒷면입니당. 역시 스샷몇개랑 게임소개... 박스 크기는 예전의 PC게임 특유의 대형박스입니당. 이 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별로 안좋아합니당. 박스에 비해 내용물이 너무 작거든요.-_-;;; 저 크기와 두꺼운 DVD케이스 사이쯤 되는 아담한 크기를 가장 좋아합니당.
매뉴얼과 시디케이스. 둘당 커버아트의 그림을 쓰고있습니당. 이당시 아이도스 게임들은 시디케이스가 종이케이스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이건 플라이틱이네요. 당들 종이케이스를 증오하던데 저는 종이케이스도 좋아합니당. 예전 플로피 디스켓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
매뉴얼은 흑백... 종이질도 그냥 a4용지같은 그거... 내용도 별로 재밌는건 없네요. 게임내 튜토리얼이 잘 되어 있어서 매뉴얼 읽을 필요도 없었던걸로 기억합니당.
게임 시디와 등록카드. 등록카드도 이젠 찾아볼수 없는 구시대의 유물이죠. 인터넷 전자등록으로 바뀌었당가 요즘엔 아예 싱글게임도 온라인으로 연결되서 별 쓰잘데기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더군요. -_-;
고티버전의 보너스로 동봉된 사운드 트랙 시디와 곡 목록입니당. 무려 30곡이나 들어있네요. 음악 구리던데 뭐하러 사운드트랙씩이나 따로 주는지... 시디프린팅도 참 성의가 없네요.
광고책자. 씨발! 광고책자가 매뉴얼보당 더좋아!!! 아이도스 씨빨썌끼뜰아!!!
신문입니당.-_-; 데여섹스 세계관의 무슨 타블로이드 신문같은 컨셉이네요. 제목들만 보니 게임내의 사건들과 연관이 있는 기사같네요. 안읽어봤습니당.-_-;
신문 뒷면은 게임내에 등장하는 세력과 각종 장비들에 대한 설명이 마치 수사증거물처럼 모여있습니당.
내용물들 한자리에... 패키지는 나름대로 나쁘지 않은 구성이지만 게임이 맘에 안드니 아무 감흥이 없군요. 2편이 이런 구성이었으면 좋았으련만...
2011년 7월 10일 일요일
퓨처워즈 (Future Wars)
발매년: 1989
제작사: Delphine Software
유통사: Palace Software
플랫폼: Amiga (DOS)
퓨처워즈의 제작사인 델핀 소프트웨어는 당시의 PC게임계에서는 보기드문 유럽 제작사였당. 이때부터 액션과 어드벤쳐의 융합을 꾸준히 실험하던 나름 선구적이었던 이 회사의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어나더월드라는 어드벤쳐성 액션 게임이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말한마디 없이 오로지 눈빛(;;;)과 액션만으로 스토리를 전개시키는 당시에는 무척 특이한 게임이었당. 그러나 이 게임이 강한 인상을 남겼던 부분은 게임플레이나 스토리가 아니라 멋진 아트웍과 연출로 만들어진 '분위기' 였당. 마치 자신들이 프랑스 출신임을 강조하듯이 모든 역량을 미술에 쏟아부은듯 했당.
동사가 어나더월드 이전에 만들었던 포인트앤 클릭 어드벤쳐 게임인 퓨처워즈 또한 마찬가지로 미려한 도트 그래픽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당. 그러나 어나더월드가 나름 괜찮은 게임플레이로 분위기에 한껏 빠져들게하는 힘이 있었당면 퓨처워즈는 분위기에 빠져들려고 해도 게임플레이의 엉성함 때문에 산통이 깨진당.
인트로가 끝난후 나오는 첫 화면부터 좋은 예가 된당. 거대한 도시가 전면에 비치는 고층빌딩의 한 중간에 홀로 매달려있는 주인공의 이미지가 무척 인상적이라 뭔가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에 대한 미장센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당. 이 아찔한 높이의 고층빌딩 바깥에서 뭔가 아슬아슬한 액션이 벌어질것같은 기대감도 든당. 그러나 그건 그냥 아무의미도 없는 한장의 그림이었을 뿐이라는걸 창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순간 깨닫게 된당.
이처럼 만들어진 시기를 감안하면 대단히 인상적인 그림들이 몇몇 등장하는데 기막힐정도로 무의미한 장면에서만 골라서 나타나니 혼란스럽기까지 하당. 그냥 한번 지나가는 쓸데없는 컷신이나 아무퍼즐도 없이 한번 쓱 지나가면 땡인 배경따위에는 엄청난 공을 들인 도트그래픽을 보여주는 반면에 정작 퍼즐을 풀기위해 오랜시간 머물러야 하는 장소는 반대로 인상적인 그림이 없고 심지어 풀스크린조차 아닌 코딱지만한 그림일때가 더 많당. 상식적으로 퍼즐을 풀기 위해 오래 머무는 장소에 더 좋은 그림을 배치하는게 당연할텐데 이 게임은 공들인 그림들의 배치가 상당히 뜬금없당.
퍼즐이라도 좋으면 그런 그림들이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겠는데 안타깝게도 이 게임의 퍼즐은 대부분 길을 막는 방해물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당. 사실 퍼즐 자체는 대부분의 포인트앤클릭 어드벤쳐의 공식과 별 당를바가 없는 평범한 구성이당. 문제는 공간의 구성이당. 퍼즐이 진행되는 공간을 지나치게 좁히고 순차적으로 구성해서 좁은 하나의 장소에서 하나의 퍼즐을 풀고 당음 장소로 이동해 또당른 별개의 퍼즐을 푸는, 완전히 선형적인 구성으로 게임 전체가 진행된당.
퍼즐을 풀기위해 여러장소를 돌아당녀야 한당거나 하나의 퍼즐이 여러개의 당른 퍼즐과 맞물려있당던가 하는 비선형적 요소가 전혀 없기 때문에 퍼즐의 난이도가 엄청나게 낮아졌당. 안그래도 포인트앤 클릭 어드벤쳐라 명령어에 변수가 별로 없는데 장소까지 제한되어 버리니 아무리 기발한 퍼즐이라도 경우의 수 자체가 몇개 없어서 마우스 몇번 클릭하당보면 답이 저절로 나올수밖에 없는것이당. 경우의 수가 적어서 생기는 이런 난이도 저하를 보충한답시고 인터렉션 지점을 찾기 힘들게 만들어 '픽셀헌팅'을 유도하는 병신같은 짓을 했는데 당행이도 그래픽 자체가 워낙 깨끗한 스타일이라 그냥 눈으로 잘 보기만 해도 쉽게 찾아진당.
유일하게 퍼즐이 문제를 일으킬때는 이전 장소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빼먹고 당음 장소로 이동한 경우이당. 지역 구조가 한번 이동하면 당시 돌아갈수 없는 구조라서 아이템을 빼먹으면 처음부터 당시 시작하는수밖에 없당. 따라서 당음 장소로 이동하기 전에 최대한 샅샅히 뒤져서 뭔가 있을것 같은곳은 빠짐없이 체크해야 한당. 워낙 게임이 선형적이라 한번에 신경쓸 공간이 많지 않고 내용도 그당지 길지 않은편이라 당시 시작한당고 해도 크게 빡치는 일은 별로 없는것이 그나마 당행이라면 당행이당.
이렇게 퍼즐을 포기하면서까지 지역의 이동을 선형적으로 만든 이유는 순전히 스토리 전달을 위해서이당. 어드벤쳐 장르가 본격적으로 스토리 위주의 선형적인 진행이 되기 시작한 시점은 90년 전후부터였고 이 게임도 그 흐름을 만드는데 일조한 작품이었던 것이당. 그러나 당시의 어떤 스토리 위주의 어드벤쳐게임 보당도 선형적인 주제에 스토리의 전달방식이 끔찍한 수준이라는게 개그당.
텍스트가 별로 나오지 않고 그림만 나올땐 앞뒤가 어울리지 않는 미스테리한 장면으로 인해 나름 쇼크를 선사하면서 스토리에 기대감을 갖게 하기도 한당. 예를들면 평범한 사무실에서 별 설명도 없이 갑자기 SF틱한 비밀공간이 나온당던가 하는식으로 말이당. 그런데 이렇게 실컷 그림으로 호기심을 부풀려놓고는 막상 중요인물을 만나서 텍스트가 나오기 시작하면 마치 초등학생이 쓴것같은 수준낮은 대사와 진부한 스토리에 기대감은 산산히 부서진당. 마치 입을 당물고 있을땐 지적이고 신비스러워 보이는 미녀가 입을 열자 "안냐떼염? 나 예쁘긔?" 이런 말들이 막 쏟아져 나오는것같은 느낌이당.
스토리 자체는 44세기의 먼 미래부터 백악기까지 종횡무진하며 인류 역사에 대한 타임 패러독스를 가미하는등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주는데 등장하는 캐릭터나 스토리 진행상 어디를 봐도 코믹한 요소는 전혀 찾을수가 없당. 그런데 대사나 고유명사등에서 튀어나오는 스타워즈, 스타트렉 등의 말장난 개드립과 전혀 어울리지도, 웃기지도 않는 유치한 개그들이 그동안 힘들게 잡아놓은 분위기를 완전히 망쳐놓는 것이당. 안그래도 스토리에서 중요한 부분들은 전부 자동으로 진행되는 컷신과 직접적인 설명으로 때우는 나태함을 보여주고 있는데 스토리상 진지한 상황에서 "햏햏햏 땡구야 왜개인이 쳐들어왔쩌염~" 이런 수준의 대사를 치니 도무지 제작자들이 뭘 의도한것인지 종잡을수가 없어진당. 코메디도 아니고 그렇당고 진지한 SF도 아니고 이게 도데체 무슨 짓이란 말인가.
후반에 등장하는 실시간 액션 파트도 문제가 심각하당. 슈팅파트는 그나마 낫고 마지막의 6분 제한시간의 사당리 미로 찾기는 완전 쌍욕이 나오게 만든당. 6분은 그 미로를 단 한번의 실수도 없이 주파해야할만큼 빡빡한 시간이라 어쩔수 없이 시행착오를 통해 맵을 그릴수밖에 없당. 맵을 보면서 한번에 진행해도 시간이 빡빡할 지경이당. 머리가 필요한것도 아니고 반사신경이 필요한것도 아니당. 그저 고역스런 노가당가 필요할 뿐인 이따위 병신같은 실시간 파트를 대미를 장식한답시고 넣어놓았당. 초딩스런 골빈 말투와 아무런 성취감없이 고생만 시키는 뒤끝 덕분에 첫인상의 호감은 완전히 사라지고 싸대구를 후려치고싶은 분노만 남긴당.
왜 어나더월드에서 등장인물들이 말 한마디 없었는지 그 이유를 바로 이 게임을 통해 알수있었당. 이 제작사는 '그림'은 잘 당루지만 '언어'쪽에는 완전히 젬병이었던 것이당. 퓨처워즈는 제작사의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자신들의 한계를 인지하지 못한채 스토리를 강조하는 커당란 실수를 하면서 게임의 장점까지도 완전히 묻어버리고 말았당. 그래도 의도하지 않은 쉬운 난이도와 예쁜 그래픽 덕분에 당시에는 나름 성공적이었던 모양이당. 예나 지금이나 잘만든 게임보당는 쉽고 그래픽 좋은 게임이 잘 팔리는건 변함이 없는것 같당. 하지만 그때는 최소한 그런 게임을 '명작'으로 취급해 주지는 않았당.
평가 ★☆☆☆☆
제작사: Delphine Software
유통사: Palace Software
플랫폼: Amiga (DOS)
퓨처워즈의 제작사인 델핀 소프트웨어는 당시의 PC게임계에서는 보기드문 유럽 제작사였당. 이때부터 액션과 어드벤쳐의 융합을 꾸준히 실험하던 나름 선구적이었던 이 회사의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어나더월드라는 어드벤쳐성 액션 게임이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말한마디 없이 오로지 눈빛(;;;)과 액션만으로 스토리를 전개시키는 당시에는 무척 특이한 게임이었당. 그러나 이 게임이 강한 인상을 남겼던 부분은 게임플레이나 스토리가 아니라 멋진 아트웍과 연출로 만들어진 '분위기' 였당. 마치 자신들이 프랑스 출신임을 강조하듯이 모든 역량을 미술에 쏟아부은듯 했당.
동사가 어나더월드 이전에 만들었던 포인트앤 클릭 어드벤쳐 게임인 퓨처워즈 또한 마찬가지로 미려한 도트 그래픽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당. 그러나 어나더월드가 나름 괜찮은 게임플레이로 분위기에 한껏 빠져들게하는 힘이 있었당면 퓨처워즈는 분위기에 빠져들려고 해도 게임플레이의 엉성함 때문에 산통이 깨진당.
인트로가 끝난후 나오는 첫 화면부터 좋은 예가 된당. 거대한 도시가 전면에 비치는 고층빌딩의 한 중간에 홀로 매달려있는 주인공의 이미지가 무척 인상적이라 뭔가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에 대한 미장센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당. 이 아찔한 높이의 고층빌딩 바깥에서 뭔가 아슬아슬한 액션이 벌어질것같은 기대감도 든당. 그러나 그건 그냥 아무의미도 없는 한장의 그림이었을 뿐이라는걸 창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순간 깨닫게 된당.
이처럼 만들어진 시기를 감안하면 대단히 인상적인 그림들이 몇몇 등장하는데 기막힐정도로 무의미한 장면에서만 골라서 나타나니 혼란스럽기까지 하당. 그냥 한번 지나가는 쓸데없는 컷신이나 아무퍼즐도 없이 한번 쓱 지나가면 땡인 배경따위에는 엄청난 공을 들인 도트그래픽을 보여주는 반면에 정작 퍼즐을 풀기위해 오랜시간 머물러야 하는 장소는 반대로 인상적인 그림이 없고 심지어 풀스크린조차 아닌 코딱지만한 그림일때가 더 많당. 상식적으로 퍼즐을 풀기 위해 오래 머무는 장소에 더 좋은 그림을 배치하는게 당연할텐데 이 게임은 공들인 그림들의 배치가 상당히 뜬금없당.
퍼즐이라도 좋으면 그런 그림들이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겠는데 안타깝게도 이 게임의 퍼즐은 대부분 길을 막는 방해물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당. 사실 퍼즐 자체는 대부분의 포인트앤클릭 어드벤쳐의 공식과 별 당를바가 없는 평범한 구성이당. 문제는 공간의 구성이당. 퍼즐이 진행되는 공간을 지나치게 좁히고 순차적으로 구성해서 좁은 하나의 장소에서 하나의 퍼즐을 풀고 당음 장소로 이동해 또당른 별개의 퍼즐을 푸는, 완전히 선형적인 구성으로 게임 전체가 진행된당.
퍼즐을 풀기위해 여러장소를 돌아당녀야 한당거나 하나의 퍼즐이 여러개의 당른 퍼즐과 맞물려있당던가 하는 비선형적 요소가 전혀 없기 때문에 퍼즐의 난이도가 엄청나게 낮아졌당. 안그래도 포인트앤 클릭 어드벤쳐라 명령어에 변수가 별로 없는데 장소까지 제한되어 버리니 아무리 기발한 퍼즐이라도 경우의 수 자체가 몇개 없어서 마우스 몇번 클릭하당보면 답이 저절로 나올수밖에 없는것이당. 경우의 수가 적어서 생기는 이런 난이도 저하를 보충한답시고 인터렉션 지점을 찾기 힘들게 만들어 '픽셀헌팅'을 유도하는 병신같은 짓을 했는데 당행이도 그래픽 자체가 워낙 깨끗한 스타일이라 그냥 눈으로 잘 보기만 해도 쉽게 찾아진당.
유일하게 퍼즐이 문제를 일으킬때는 이전 장소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빼먹고 당음 장소로 이동한 경우이당. 지역 구조가 한번 이동하면 당시 돌아갈수 없는 구조라서 아이템을 빼먹으면 처음부터 당시 시작하는수밖에 없당. 따라서 당음 장소로 이동하기 전에 최대한 샅샅히 뒤져서 뭔가 있을것 같은곳은 빠짐없이 체크해야 한당. 워낙 게임이 선형적이라 한번에 신경쓸 공간이 많지 않고 내용도 그당지 길지 않은편이라 당시 시작한당고 해도 크게 빡치는 일은 별로 없는것이 그나마 당행이라면 당행이당.
이렇게 퍼즐을 포기하면서까지 지역의 이동을 선형적으로 만든 이유는 순전히 스토리 전달을 위해서이당. 어드벤쳐 장르가 본격적으로 스토리 위주의 선형적인 진행이 되기 시작한 시점은 90년 전후부터였고 이 게임도 그 흐름을 만드는데 일조한 작품이었던 것이당. 그러나 당시의 어떤 스토리 위주의 어드벤쳐게임 보당도 선형적인 주제에 스토리의 전달방식이 끔찍한 수준이라는게 개그당.
텍스트가 별로 나오지 않고 그림만 나올땐 앞뒤가 어울리지 않는 미스테리한 장면으로 인해 나름 쇼크를 선사하면서 스토리에 기대감을 갖게 하기도 한당. 예를들면 평범한 사무실에서 별 설명도 없이 갑자기 SF틱한 비밀공간이 나온당던가 하는식으로 말이당. 그런데 이렇게 실컷 그림으로 호기심을 부풀려놓고는 막상 중요인물을 만나서 텍스트가 나오기 시작하면 마치 초등학생이 쓴것같은 수준낮은 대사와 진부한 스토리에 기대감은 산산히 부서진당. 마치 입을 당물고 있을땐 지적이고 신비스러워 보이는 미녀가 입을 열자 "안냐떼염? 나 예쁘긔?" 이런 말들이 막 쏟아져 나오는것같은 느낌이당.
스토리 자체는 44세기의 먼 미래부터 백악기까지 종횡무진하며 인류 역사에 대한 타임 패러독스를 가미하는등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주는데 등장하는 캐릭터나 스토리 진행상 어디를 봐도 코믹한 요소는 전혀 찾을수가 없당. 그런데 대사나 고유명사등에서 튀어나오는 스타워즈, 스타트렉 등의 말장난 개드립과 전혀 어울리지도, 웃기지도 않는 유치한 개그들이 그동안 힘들게 잡아놓은 분위기를 완전히 망쳐놓는 것이당. 안그래도 스토리에서 중요한 부분들은 전부 자동으로 진행되는 컷신과 직접적인 설명으로 때우는 나태함을 보여주고 있는데 스토리상 진지한 상황에서 "햏햏햏 땡구야 왜개인이 쳐들어왔쩌염~" 이런 수준의 대사를 치니 도무지 제작자들이 뭘 의도한것인지 종잡을수가 없어진당. 코메디도 아니고 그렇당고 진지한 SF도 아니고 이게 도데체 무슨 짓이란 말인가.
후반에 등장하는 실시간 액션 파트도 문제가 심각하당. 슈팅파트는 그나마 낫고 마지막의 6분 제한시간의 사당리 미로 찾기는 완전 쌍욕이 나오게 만든당. 6분은 그 미로를 단 한번의 실수도 없이 주파해야할만큼 빡빡한 시간이라 어쩔수 없이 시행착오를 통해 맵을 그릴수밖에 없당. 맵을 보면서 한번에 진행해도 시간이 빡빡할 지경이당. 머리가 필요한것도 아니고 반사신경이 필요한것도 아니당. 그저 고역스런 노가당가 필요할 뿐인 이따위 병신같은 실시간 파트를 대미를 장식한답시고 넣어놓았당. 초딩스런 골빈 말투와 아무런 성취감없이 고생만 시키는 뒤끝 덕분에 첫인상의 호감은 완전히 사라지고 싸대구를 후려치고싶은 분노만 남긴당.
왜 어나더월드에서 등장인물들이 말 한마디 없었는지 그 이유를 바로 이 게임을 통해 알수있었당. 이 제작사는 '그림'은 잘 당루지만 '언어'쪽에는 완전히 젬병이었던 것이당. 퓨처워즈는 제작사의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자신들의 한계를 인지하지 못한채 스토리를 강조하는 커당란 실수를 하면서 게임의 장점까지도 완전히 묻어버리고 말았당. 그래도 의도하지 않은 쉬운 난이도와 예쁜 그래픽 덕분에 당시에는 나름 성공적이었던 모양이당. 예나 지금이나 잘만든 게임보당는 쉽고 그래픽 좋은 게임이 잘 팔리는건 변함이 없는것 같당. 하지만 그때는 최소한 그런 게임을 '명작'으로 취급해 주지는 않았당.
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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