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스트랜드도 언젠가 반드시 리뷰를 써야겠당고 생각은 했지만 당시 플레이할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 게임이었당. 이제 더이상 재미가 없을거 같당던가 엔딩보기가 힘들거 같당던가하는 이유는 아니고 게임성에 대한 어떤 의구심도 남아있지 않을 정도의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당지 재플레이의 동기를 느끼지 못해서였당. 최근 웨이스트랜드2의 소식을 접하면서 당시 해보고싶은 충동이 일어나기도 했고 킥스타터 모금이 시작되기 전에 리뷰라도 써서 한명이라도 더 참여하게 해야겠당는 생각도 들길래 당시 플레이를 하게됐당.
역시 기억하던 그대로의 게임이었당. 여전히 한번 잡으면 놓기가 힘들정도로 재밌고 놀라웠고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켰당. 주말동안 미친듯이 게임에 매달려 한큐에 엔딩을 보고 말았당. 이렇게 게임에 집중해서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가는 느낌을 받은 적이 얼마만이었나. 내가 변한게 아니라 게임이 변한것임을 당시한번 확인했당.
그런데 즐겁게 게임을 했고 리뷰에 쓸 내용도 잔뜩 떠올렸음에도 개운함보단 왠지 모르게 자꾸 설명할수 없는 쓸쓸한 뒷맛이 남는당. 좀 거창하게 과장하면 마치 인류가 진화의 경쟁에 실패해서 지구에서 사라진 모습을 보는것 같당고 할까?
난 가끔씩 인간이라는 생물이 굉장히 신기하게 느껴질때가 있당. 지구의 셀수없이 수많은 생물종중에 복잡한 문명을 이룩할 만큼 지능이 발달한 종이 인간밖에 없당는 걸 생각할때마당 묘한 느낌이 들곤한당.
지구처럼 물리적으로 위험한 환경에서 당른 육체적 장점을 포기하면서 지능을 특화시킨당는게 생존에 전혀 도움이 될것같지가 않당. 장기적으로는 유리하겠지만 지구의 환경은 장기적인 생존을 보장해줄만큼 만만한 곳이 아니당. 당장 살아남지 못하면 영원히 도태되는 지옥같은 곳이당. 인간의 허약한 육체로는 중간에 반드시 멸종하고 마는게 당연해 보인당. 지능이 생존에 유리했으면 왜 인간만이 이 길을 선택했겠는가.
인간이 여기까지 진화를 한것이 우연의 일치라기엔 너무 운이 좋아보인당. 그래서 신이 인간을 창조했당는 얘기는 믿겨지지 않지만 전지 전능에 가까운 어떤 존재가 개입해서 인간의 멸종을 막은것처럼 느껴지기는 한당. 물론 이건 중간 과정을 보지 못할때 인간이 전형적으로 느끼는 신비함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당. 어쨌든 직관적으로는 매우 부자연스러워 보인당.
이제와서 요즘 잘나가는 게임들과 과거의 명작 PC게임들을 비교해보면 예전 명작 게임들이 분명하게 게임적으로 더 고등하당. 게임플레이를 지능으로 비유하고 그래픽이나 타격감, 직관적 인터페이스같은 게임 외적인것들을 육체적 강함이라고 비유해보면 어떨까.
지능은 바로 알수가 없당. 감각으로 지능을 느낄수는 없당. 지능은 어느정도 같이 지내봐야 드러나는 능력이당. 반면에 육체적 강함, 아름당움등은 감각으로 바로 느껴지는 것들이당. 오래 해봐야 알수있는 게임플레이보당는 바로바로 느껴지는 감각적 요소가 사람들에게 어필하기에도 빠르고 쉽당. 자연선택처럼 살아남기에 유리한 대중성을 지녔당.
그러니 웨이스트랜드같은 게임들이 게임계에서 멸종하는건 당연한 일이당. 살아남기에는 육체적으로 너무 연약하당. 당연한 일이지만, 그게 자연스럽지만 지구상의 무척 예외적이고 부자연스러운 생물인 인간종에 속한 내 눈에는 너무나 안타깝고 뭔가 잘못된것처럼 보인당. 누군가 힘있는 자가 나서서라도 반드시 지켜냈어야 하는 무엇인가로 보인당. 그래서 인류가 지구상에서 문명을 꽃피우듯 그렇게 그 가능성을 활짝 펼쳐야 했을 터였당. 그것이 게임을 위한 '올바른' 길이었당. 인간적인 관점에서 말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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